<신년특집>
노량후기 김문보의 '아리아리랑'
"남과 북은 조선반도와 부속 영토에 관한 한 분단과 별개로 문제 있을 시 공동대응 하자 동맹조약 맺고 각각 헌법에 명시라도 해야"
왜적 2만명, 왜선 3백척 수장시킨 노량바다 전사들이 급히 동해로 달렸다.
"독도가 위험해요" "독도가 위험해요" 후손들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순신이 권준, 송희립 등과 달려갔다. 이순신 보다 먼저 죽은 광양현감 어영담, 녹도만호 정운, 전라좌수사 이억기, 아들 이면도 미리 와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냐, 어쩌다 이 지경인가" 이순신이 묻자 신원식이란 자가 대답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부담이 될까봐 우리 지도에서 독도를 뺐습니다."
"이런 미친 놈~! 네 혼자 짓이냐? 누가 시켰나?"
녹도만호 정운이 다그쳐 물었다. "윤석열이 시켰습니다. 윤석열이 주파수에 맞추다보니~"
의리없게 생긴 신원식이 윤석열에게 미루었다. 아니 사실대로 말했다.
"네 이놈~그래도 그렇지. 너같은 놈이 일국의 국방장관이냐. 여봐라~ 당장 이놈의 혀를 뽑고,뱃전에 세워 총알받이로 쓰자. 전쟁 좋아하는 놈이다. 그리고 당장 윤석열을 잡아 오너라."
이순신의 추상같은 명령이 떨어지자, 뱃길 밝은 어영담이 바로 윤석열을 끌고 왔다.
"네 이놈~ 이름이 무엇이냐?“ 이억기가 추궁에 들어갔다. "굥꽝철이라 합니다." 살고 싶었던 윤석열이 얼떨결에 이름을 숨긴다는 것이 굥꽝철이라는 제 별칭을 갖다 댔다.
"윤석열이 아니고, 굥꽝철이라는 말이냐? 그게 무슨 이름이냐?"
"이 놈이 윤석열이가 맞아요. 하도 거짓말을 능청스레 잘하니까 찍어줬던 이대남들이 뒤늦게 속은 줄 알고, 윤을 뒤집어 굥으로 붙인 다음 꽝철이라 부른답니다." 옆에 있던 이순신 아들 이면이 부연 설명했다.
"이놈, 제 이름 부끄러운줄도 모를 놈이 살고 싶어 별칭을 대는게냐?" 이억기가 다시 노려보자 윤석열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북한이 무서워서 일본과 미국에 의지하려 했습니다. 독도를 한미일 삼국 공동으로 관리하려 했습니다."
"네 이놈. 우리가 남해를 어떻게 지켰는데, 너는 동해와 독도를 내주려 하느냐. 나라를 지켜도 스스로 지킬 생각을 해야지."
"북한 때문에요. 북핵 때문에요~" 이순신이 호통을 치자 윤석열은 북한 탓이라며 중얼거렸다.
지켜보던 권준이 말했다. "네 이놈, 독도와 동해를 내주는 건 전 적으로 너희놈 탓이지 또 무슨 남탓이냐."
윤석열이 도리도리 힐끗 권준을 바라봤다. "이 놈아~따라 오너라." 권준이 윤석열을 데리고 갑판 마루로 갔다. 뱃전 머리에다 활 과녁을 세우고는 화살을 당기게 했다. 부동시라며 군대를 기피한 굥이 활을 제대로 쏠리 만무했다.
당기는 화살마다 허공에 날리거나 과녁 언저리에 삐뚤게 박혔다. 명사수 권준이 시범을 보였다. 백발백중 명중되며 똑바르게 박혔다.
권준의 시범이 끝나자 이순신이 윤석열을 보고 말했다. "잘 보거라. 꽝철이놈아~ 네가 탓하는 북한은 바로 저 화살 같은 거다. 화살을 똑바로 쏴야 똑바로 박히는 법, 북도 너희들이 바르게 다루었으면 저리 화나서 삐뚤게 나오지는 않지. 너희 극우들이 미국 눈치보며 개성공단만 폐쇄하지 않았더라도 일이 이 지경은 안됐을거다."
"장군님은 북을 추종하는 좌파 빨갱이이시군요. 광화문 동상을 뽑아버리겠습니다."
"이놈아~ 나도 홍범도 있는 곳에 갈테다. 백선엽이가 득세하는 곳이 싫다. 너희처럼 동해와 독도 내어주고, 미국 일본에 비굴하게 구는 꼭두각시들 판치는 곳이 싫다. 70년 이상 동족끼리 적대했으면, 이제 그만 싸울 생각들을 해야지. 너희부터 먼저 변하고, 북의 변화도 말하라."
순간 성질 급한 정운이 칼을 뽑았다. "장군, 이 자를 당장 참수해 버립시다." "그럴 것 없네. 이 자도 전쟁하자는 자이니, 전쟁나면 제일 앞에 세워 신원식과 함께 총알받이로 쓰세나. 전쟁 맛을 한 번 봐야 돼."
"제일 먼저 도망 가다가 두고두고 인민의 손가락질이나 받게 합시다" 송희립이 한마디 덧붙였다.
* 이순신 일행이 윤석열과 신원식을 혼내고 남해로 돌아가자 광해임금이 권율 도원수와 함께 독도에 나타났다.
하늘엔 대낮인데도 별 세 개가 떴다. 권율이 의아해서 말했다. "전하, 저 별들은 무슨 뜻인지요?" "고구려 광개토태왕과 신라 문무대왕의 동해 청룡과 백제 근초고왕의 별이오."
명민한 광해임금이 단번에 풀어냈다. "이 낮에 저렇게 밝게 빛나는 의미가 있겠군요." "우리 후손들에게 할 말이 있거나, 행해야 할 일이 있다는 뜻이오." 권율이 알아들었다는 듯 형형한 눈빛을 하늘로 쏘았다.
광해가 지긋이 눈을 감더니 입을 열었다. "독도와 동해를 지키는 일은 결국 오늘 당대 사람들의 몫이요. 조상들도 대신해 줄 수 없소. 지금 윤석열이 하는 짓은 인조가 하던 짓과 똑같소. 전쟁 일으키기 딱 좋게 일하고 있소. 윤석열은 나, 광해를 배워야 하는데 그럴 그릇이 못되오...비극이오."
권율이 받아서 말을 이었다. "독도와 동해를 지키기 위해선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동맹해야 합니다. 남과 북은 북중러와 한미일 진영간 동맹에 묶여 있지만 그와 별개로 뭉칠 땐 뭉치는 전통을 세계에 보여줘야 합니다." 권율이 상기된 듯 온 몸을 떨었다.
광해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남과 북은 진영간 동맹과는 별개로, 조선반도와 부속 영토에 관한 한 분단과 별개로 문제 있을 시, 공동대응 한다는 동맹조약을 맺고 각각 헌법에 명시해야 하오. 미래 우리 후손들과 통일될 날을 위한 원려심모(遠慮深謨)가 될 것이오."
별 세 개가 둘의 대화를 내려다보며 반짝반짝 거렸다.
"누가 있어 그 일을 발의합니까. 누가 있어 그 일을 행합니까. 북은 이제 남쪽을 미제 식민지 졸개라며 취급도 안하겠다는 정도입니다."
당대의 문필 김문보가 탄식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혁명의 아내 나둥댁이 다가왔다. "남한 인민들이 윤석열을 내쫒으면 북도 달라질 겁니다. 때를 기다리셔야죠. 조그만 더 기다려요"
부드러운 그녀 음성이 조금 위안이 된 밤이었다.
2024. 1. 1. 노량 관람하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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