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시대 김문보의 '아리아리랑'
남북 하나 되어야 새 바닷길도 의미 있어 한미동맹 벗고 민족공동체 동맹으로 가야 대북적대 프레임 빨갱이 컴플렉스 떨궈야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릴 G7 정상회의에 초대받아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한다고 한다. 초대 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며, 그간 마비됐던 국가외교를 하루빨리 정상화시키는 출발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즈음하여 나는 북방이야기를 좀 하고자 한다. 특히 러시아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와 한 몸인 북조선(북한) 이야기다. 근래 북극바다가 녹으면서 북극항로 개설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북극항로 개설로 일어날 세계 지정학의 변화와 러시아의 아시아 편입 등에 관한 논의다.
북극 바닷길 개통으로 일어날 러시아의 운신과 세계정세 변화는 우리 한반도에 유리한 국면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세계적 물류 중심지로서 변방국에서 중심국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가능한 이야기다.
단절상태에선 갈수록 북이 유리해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게 있다. 그것은 남북이 하나 된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남북 단절상태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다만 북조선은 지금보다 많이 좋아지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주성과 핵 주권을 바탕으로 북은 러시아와 중국이란 대륙세력과 일본 미국 등의 해양세력 사이 저울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두만강 일대와 동해안 개발로 경제발전 돌파구도 열 수 있다. 북은 이미 이런 기본 스탠스를 갖출 심산으로 백두산 삼지연과 나진-선봉지구, 원산일대 관광자원 개발까지 서둘러 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에도 이미 참여하고 있다.
이는 미국 중심 세계 패권주의를 반대하고, 다극 세계가 상호 협력하며 공생하자는 세계 질서 변화의 큰 흐름이다. 브라질 인도 이란 아프리카 등 남반구의 수많은 나라들이 함께 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절반과 미국과 서방 국 총 생산력을 이미 넘어선 그룹이다.
북은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로 기존보다 더 끈끈한 러시아와의 관계를 구축했다. 이는 미국과 남한과 서방의 경제봉쇄와 압박을 충분히 뚫을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이 남한과의 관계에 미련이 없다는 태도를 취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한민국 80년 송두리채 날릴 뻔
문제는 남한, 즉 대한민국이다. 윤석열 정부는 가치동맹과 자유를 외치면서 노골적으로 북을 적대시하고, 중국 러시아와도 척을 졌다. 한미일 동맹체제에 스스로를 가두고 북방의 길을 닫았던 것이다. 이로 인한 무역 손실과 기업인들 피해, 국민경제 피폐는 다 거론키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지금처럼 한미일 동맹체제에 기반해 살아가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말하고 있다. 냉전시대 한 때는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착각이다. 분단이후 미국체제에 편입되면서 80년간 이어온 관성이며 세뇌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에도 이미 노태우 정부때의 북방외교나 1990년대 러시아 중국과의 수교,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개성공단, 금강산) 등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았었다.
이걸 거꾸로 되돌려 버린 게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윤석열이다. 이명박은 금강산관광을 끊었고, 박근혜는 개성공단을 일방 폐쇄했다. 윤석열은 대놓고 자유북진통일을 외치며 전쟁을 벌이려 했다.
대한민국 80년의 성과를 송두리채 날려버릴 위험한 짓을 꿈 꾼 자가 윤석열이다. 그 명분이 입만 열면 떠벌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종북좌파 암흑세력 척결이었다.
대한민국, 사방팔방 막힌 분단의 섬
결론을 말한다면, 대한민국이 한미일 동맹과 대북적대 프레임, 종북좌파 빨갱이 컴플렉스에 빠져 지내는 한 희망이 없다. 한시 바삐 그런 세계관을 벗어던져야 한다.
한미일 동맹이 공식화되는 순간 독도를 일본에 헌납하는 결과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 노리는 암수가 그거다. 앞으로는 한미동맹의 이름과 대북 적대정책이 깊어지거나 지속될수록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문화 지리적 운신 폭은 좁아진다. 스스로 포위되다가 종국엔 소멸로 간다는 말이다. 이는 무슨 논리나 분석, 전망을 넘어 필자의 본능적 감각이다. 세계정세가 그렇다.
북극항로 개설로 인한 보랏빛 미래를 상상하기 전에 세계지도를 놓고 살펴보라. 분단 대한민국은 동쪽으로 일본해에, 서쪽으로 중국에, 남쪽으론 중국 남지나해에, 북쪽으로 북조선과 러시아에 막혀있는 형국이다.
어느 곳 하나 시원히 뚫린 곳이 없다. 한반도의 분단된 남반부는 사방팔방이 막히고 끊긴 위태로운 섬으로 침잠하는 중이다. 예컨대, 대만전쟁이 발발해 그 해협이 봉쇄될 경우 수출입으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은 물류길이 막혀 1년을 버티기 힘들게 된다. 지도를 놓고 보면 답이 나온다.
허울 좋은 '위험한 동맹'
더군다나 미국과 일본은 대만전쟁이 발발되면 대한민국을 전쟁터로 만들려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미동맹 또는 한미일 동맹의 허울좋은 명분이 우리에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달아야 할 때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서서히 한미일 동맹체제에서 벗어나는 꿈을 꿔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 북과 평화협정을 맺고, 군사 외교적 주권도 확실히 다져야 한다.
더 궁극적으로 북과 민족공동체 동맹을 맺고 같이 살 길을 열어야 한다. 남북이 함께 대륙을 지렛대로 해양과 교류하고, 해양을 지렛대로 대륙과 교류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북극항로 개설이나 러시아의 운신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한민족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2025. 6. 7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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