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차 《꽃송이》 1등 작품〉초6 시 《달리기도 좋지만…》
니시도꾜제2초중 리세황
달리기가 좋다
바람을 맞는게 기분이 좋다
그러니 난 오늘도 달린다
운동장을 체육관을…
달리기가 좋다
근데 난 복도도 달린다
-리세황 달리지 마!
늘 뒤따르는 지적소리…
이제는 귀아픈 선생님말씀
그러다간 넘어질라
넘어지면 다칠라
너만 다치랴? 동생들도 위험해!
아는데, 아는데, 아는데!
한초라도 빨리 체육관 가고싶어서
누구보다 빨리 운동장 뛰고싶어서
나도 모르게 몸이 달린단말야
그런 나에게 주어진 과업
《하루만 걸어보기, 달리지 말기》
-알았어, 한번 해볼게
열심히 간신히 겨우 걸어봤다
게시판엔 대회소식 새 벽보
수도장엔 임자 모르는 치약
아무도 없는데 불이 켜진 교실
왠지 우는 저학년 동생
복도 씽씽 달릴 땐
운동장, 체육관밖에 안 보이더니
복도 천천히 걸어보면
일상의 숨은 풍경 다 보이는구나
보일뿐이랴? 느낌도 많아
왜 울가? 치약은 누구걸가?
대회결과는 어떻게 됐을가?
불은 내가 끄고 가야지?
그냥 달리다가는 찾을수 없던것
그냥 달리다가는 스쳐지나가던것
그러나 복도 걸어보면
눈에 드는게 정말 많구나
달리고싶은 내 마음
쉽게 고쳐먹지 못했지만
그러나 걷는것도
나쁘지는 않구나
기쁨의 목소리
1등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설마 내가 1등?》이라고 생각했고 함께 2년전 우리 형님이 초급부 6 학년 시부문에서 1 등을 탔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매일 복도를 뛰고있었던 나에게 하루만 복도를 걸어보라는 과업을 주신 선생님, 처음에는 속으로 귀찮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한번 해보면 여러가지 발견이 있어서 걸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 나의 경험과 생각을 시로 옮기는것은 또 쉽지 않아 고생했는데 1 등으로 뽑혔다니 정말 기쁩니다.
〈단평〉작은 발견이 성공으로어른들의 경우 언제나 전차를 타고 혹은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을 걸어서 다니면 또 다른 경치가 보인다고들 하는데 이 시는 학교내에서 그것을 실현하여 일상의 구석구석을 보게 되니 그만큼 느껴지는것도 많았다는것을 실감하여 무리없이 시에 담았다. 얼굴이며 이름을 아는 동무들과 더 많은 말을 나누게 되여도 그럴것이다. 누구나가 알면서도 스쳐지나갈 만 한 자그마한 일들을 포착한데에 이 시가 성공한 비결이 있을것이다. (빈)
2024년 02월 12일 (조선신보)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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