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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보의 사랑연곡

압록강 소녀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23/02/12 [13:44]

김문보의 사랑연곡

압록강 소녀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3/02/12 [13:44]

김문보의 사랑연곡 153

 

 

압록강 소녀

 

 

압록강 아가씨 머리 감네

긴 머리 아가씨

엉덩이가 하늘로

가랑이 사이로 하늘 보네

우리 많이 하던 짓

 

압록강가 그 소녀

빨래하러 나왔네

손등으로 콧물 닦네

손가락으로 코를 푸네

내 콧 등이 짠하네

 

그 소녀 방망이질

방망이질 빨래하네

내 가슴이 방망이질

두근두근 방망이질

산천에 메아리 치네

 

그 소녀 손 흔드네

천진하네 난만하네

때묻지 않았네

잃어버린 우리 모습

나도 손 흔드네 흔들어주네

 

압록강가 그 아지매

다라이 이고 얼라 업었네

아득하네 아련하네

고향동네 빨래터

눈에 삼삼 그 빨래터

 

우리동네 집앞 도랑

새미똠방 거랑가

우리 엄마 날 업고

한 겨울 찬 물 빨래할 때

금대떡* 딸이 도와줬네

 

오손도손 같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들

희노애락 동네 소식

진달래꽃 물장구 치던

인정 흐르는 물가였지

 

북녘이나 남녘이나

사는 모습 똑같네

생긴 것도 똑같애

하는 짓도 똑같애

대체 뭐가 다르더냐

 

사상이 빨갱이다

종교를 부정한다

80년 동안 세뇌교육

적대의식만 키웠지만

하늘이 낸 동족아니냐

 

눈 한번 크게 뜨라

가슴 크게 열어라

지평을 넓혀라

생각을 전환하라

인간이 보이지 않느냐

 

종교 사상 이념 위에

인간이 있느니라

탐욕 죽이고 살 길을 찾으라

동족 밖에 없다, 평화 밖에 없다

통일로 안 갈거냐

 

통일만이 우리 살 길

아리랑 노래 들리잖아

북녘이 손 흔들잖아

압록강이 부르잖아

그녀가 기다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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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대떡 : 금대댁, 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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