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된 시국
이제야말로 수많은 희생과 혼돈으로 점철되었던 이 척박한 식민의 땅에 종지부를 찍고 일관된 반미전민항전노선하에 모든 운동역량을 모아나갈 시점에 이른 것입니다.
이 척박한 식민의 땅에서 민족자주권의 회복, 그리고 한반도에서의 민족자주성의 실현은 일국적 차원을 떠나 세계사적 범위에서도 핵심적인 문제이며 역사의 흐름과 일치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식민지 민족해방투쟁의 관건적 요체는 한사회의 모든 계급, 계층의 역량을 민족의 차원에서 통일시켜 거대한 역량을 만들어내는 통일전선의 형성이며 투쟁노선에서는 반제투쟁의 원칙을 견지하는 것입니다. 남한에서 반제의 대상은 바로 미제국주의이며 특히 미국을 정점으로 한미일 삼각 군사•경제•정치동맹이 형성된 뒤로는 일본제국주의도 놓쳐서는 안 될 반제투쟁의 대상이 됩니다.
윤석열 타도투쟁은 미제국주의의 식민지통치를 약화시키고 이 땅에서 반미자주화 투쟁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입니다. 우리민중은 반미자주화투쟁을 아메리카 제국주의의 노복이 되며 이 땅의 민족자주세력을 압살하고 있는 윤석열 파쇼도당을 타도하기 위한 투쟁과 밀접히 결합시켜 더욱 가열차게 벌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간 우리 운동의 발전이 순전히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낮은 수준에서나마 운동의 전략전술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무수한 노력들이 있어왔고, 각급 단위에서 벌어진 치열한 투쟁들, 그리고 때로 온몸을 내던져 열 사람, 백 사람의 눈을 뜨게 하는 숭고한 피흘림들이 결코 우연한 일은 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운동의 힘을 모으기 위한 조직화사업과 각 계급, 계층별 대중조직 • 정치조직들의 자기극복 및 발전을 위한 지난한 모색, 실천과정에서 우리는 이사회가 지금 이만큼의 변혁적 잠재력을 획득하기까지 쏟아부은 선각자들의 땀과 피를 흠씬 감지하게 됩니다. 이러한 모든 노력과 전진의 이정표는 당대의 무수한 조직적, 개인적 투혼의 산물이었으며, 그 총화체로서의 우리 운동의 발전전반은 비록 많은 시행착오와 시련의 언덕들을 넘어온 것이되 시간이 갈수록 투쟁노선이 정착되고 현재의 과제를 인식하는 기초 위에서 향후의 전략적 전망성을 획득하며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직 장구하고 간고한 투쟁의 역사에 대한 면밀한 천착과 지금 우리 운동의 수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최후 승리의 그날까지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할 원칙의 견지 속에서 우리는 변혁운동사에 깃든 ‘저류의 숨결’ 을 찾을 수 있고 ‘저류의 숨결’과의 관련성 속에서 자신이 지금 발 딛고 서있는 자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변화된 시국에서 우리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운동에서 자주사상을 견지하는 노선,
세계사적으로 현 시기는 민족과 나라마다 자주적 삶을 추구하는 자주성의 시대이며 역사상 그 어는 때보다도 광범한 민중이 역사의 주체로 전면에 등장하여 자신의 앞길을 자신의 힘으로 개척하는 새 시대입니다.
둘째, 투쟁노선에서 반미전민항전의 견지,
우리의 변혁운동사 속에서 피로 얻은 교훈은 이승만정권과 유신독재의 타도 그리고 광주민중항쟁은 물론이고 6월민중항쟁과 촛불항쟁 그리고 여소야대정국의 실현 등 민중의 힘에 의해 전취한 모든 성과들이 그때마다 배후의 실질적 지배자인 미국을 척결하는 데로 화살을 집중하지 못함으로써 어느 하나의 운동도 완전한 승리에로 이끌어지지 못했든 것입니다.
반미자주화의 기본좌표는 주한미군철거와 평화협정 체결이고 최종적 과제는 민족자주정권의 수립이며 주요 과제는 한미간에 체결된 불평등조약을 폐기하는 것입니다.
윤석열 파쇼도당타도투쟁의 최우선 과제는 윤석열 정권을 타도하는 것이며 주요과제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파쇼악법과 폭압기구들의 해체입니다.
셋째, 운동의 대중화노선 견지,
대중투쟁은 그 의의에 맞게 돌출전이 아니라 철저히 대중전이 되어야 하며, 일회적인 투쟁이 아니라 지속적인 투쟁, 각개 분산적 투쟁이 아니라 연대공동투쟁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투쟁내용과 형태에 있어서 항시 민중의 자주성을 발양시켜 창조적이고 능동 다기한 전술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민족해방의 결정적 승리는 지난한 준비기의 크고 작은 수많은 대중투쟁이 축적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며, 물리력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적을 포위• 섬멸하는 일은 최대다수 대중의 꾸준한 한발씩의 전진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무리한 싸움으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중도후퇴하면 대중에게는 패배의식을 남기고 적에게는 포위망에 숨통을 틔어주는 결과가 된다는 것입니다.
2024년 9월23일 서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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