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나물 김문보의 고향이야기
누런 못에 파란 나물
내 생각에 내고향 영천사람들은 참 희안해요. 누런 흙탕물 모아놓은 못에서 이렇게 파란 나물을 건져 올리니까.
이름을 "말"이라 카는데, 그 유래를 모르겠다카이. 영천에선 미나리하고 같이 최고의 봄나물이지예.
벼를 보고 쌀나무라 카는, 손에 흙 한 번 안묻히고 고시공부만해서 출세한 포시랍은 서울 뺀질이 들에겐 암만 설명해도 모를끼라예.
아무튼 영천사람들은 참 희안해요. 누런 물 못에서 봄에 건져올리는 요 파란 말나물로 봄냄새 맡을 줄 아니까.
시금장이라카는 영천 특유의 보리 등게장이 있는데, 거기 비벼 먹어도 맛있고 빨간 꼬장에 참기름 한 방울 넣고 비비묵어도 죽이는 맛이라요.
포시랍은 뺀질이들이 모르는 말나물과 시금장 만들어 먹는 영천사람들이 괜히 자랑스러분 생각이 들어요. 아 참, 우리만 아는 돔배기도 있제.
2024. 3. 1. 김문보
---------------------------------------------------------- * 꽝철이가 많이 사는 영천지방은 가뭄이 심해 전국에서 못(저수지)이 제일 많은 곳입니다. 그 못에서 자라는 나물을 "말"이라 하여 옛날부터 건져 먹었습니다. 특유의 향기가 강하지 않게 매혹적이며 약간 미끈한 액이 스며, 씹는 맛을 배가합니다. 영천장에서 가끔 볼 수 있습니다.
* 꽝철이는 깊고 좁은 물웅덩이에서 오래 묵은 이무기가 용이 되려다 실패한 큰 뱀. 콧구멍이 위로 뚫린데다 농민(인민)이 잘사는 걸 싫어하여 비가 오는 걸 디게 싫어합니다. 인민들에게 유리한 것은 무엇이든 반대하여 거부권 행사를 일삼아 결국 징, 횃불, 북을 들고 일어선 사람들에게 쫒겨 나게 됩니다.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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