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촌아제 고향이야기
팔십 바라보실 긍정의 기운
장마철 폭우 걱정으로 급히 내려간 고향집.
밤을 보내고 아침 나절 집 주변 서성대는데,
등 뒤에서 "대섭이가~"하신다.
돌아보니 노촌아제다. 들에 갔다 오시는 길.
날 보고 자전거 세우시곤 인사를 건네신 것.
"어이구~! 아제시네요. 농사일 고생 많으시지예"
"아이다, 할 만 하다. 우짠 일로 내려왔노?"
팔십 바라보실 거무튀튀 표정, 말투가 청년 같으시다.
무더위 농사고생 이만저만 아닐텐데 "할 만 하다" 한 말씀에 긍정이 싱싱하다.
열 살도 전에 부모 다 잃고 친척집 전전하며 머슴살이 인생.
하도 착실하여 장가 들고 고향 지킨 삶이 농사 밖에 몰라도,
지금은 우리 마을 알부자이시다. 사돈도 잘 만나 해외여행도 하셨단다.
그런 아제, 노촌아제 보고 왔는데, 지금껏 짠하다.
이유없이, 아무 이유없이 기분이 좋다.
2023. 7. 22. 김문보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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