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암(재중동포 시인) 장편서정서사시
2. 백두의 새 찬가
1
누구보다 격정적인 백두산!
한때는 화산을 터치여 흥분하고
때로는 용암을 분출해
세차게 부글부글
격동을 열류로 토로하던 산-
그러던 어느때부터인가 산아
너는 갑자기 상심하며 잠잠해졌다
오래도록 묵묵히 말이 없었다!
언제부터 생겨난 관습인지
항시 자물쇠를 잠근듯
꾹- 다문 그 무거운 천근입
고개를 푹- 떨구고
무언인가 깊이 사색하듯
침울하게 말이 없는 명상의 산!
그렇게 도무지 끝날줄 모르던
백두산의 지리한 만년고독-
그것이 이 땅에 망국의 비운이 드리우던
그해 뒤의 일이드뇨…?!
아, 산아 침묵의 산아 슬픔의 산아!
2
말없어도 유정한 백두산!
너는 정녕 이 나라의 수호산
구국지사 키워준 항전의 요람-
어지러운 외적의 군화에
삼천리가 무참히 짓밟히여
이 나라에 국난이 일 때마다
네 품으로 찾아드는 사람들
네안에서 장성하는 의병대오
네우에서 휘날리는 애국기발
하여 산아, 너도 투사였다!
이 땅의 북변에 우뚝 솟아올라
원쑤에게 불길을 지르며
민중에게 희망을 안겨주며
이 나라 지켰던 최후보루-
오랑캐는 네앞에서 전률하고
백성은 너를 우러러 환호하였지!
아, 산아 항쟁의 산아 혁명의 산아!
3
《땅-! 땅땅-!》
지금도 계곡에 들려오는듯
귀청을 째던 그날의 그 총성-
꺼져가는 이 나라의 불빛
그 국혼에 새 불길 지피며
해방과 자유를 높이 불러
떨치던 내 민족의 장한 기개
죽지 않은 민족의 절개였다!
빼앗긴 내 조국을 찾으리라
신출귀몰 험산준령 넘나들며
왜적을 무찌르던 독립투사-
추격하는 《토벌대》의 총질에
시시각각 위태로울 때
산아 너는 선뜻이 두팔 벌려
퇴각하는 유격대원 숨겨주었지
혁명의 씨앗을 도와주었지!
아, 산아 견증의 산아 영웅의 산아!
4
그러던 어느날
네 품에서 싸우던 항일의 빨찌산들
마침내 총공격의 포성을 울려
줄줄이 산을 내리고
뿔뿔이 흩어지는 왜적들
아비규환 수라장 이루던 날-
산아, 너는 더는 참지 못하고
드디여 가슴헤쳐 말을 하기 시작하였지!
이 땅에 광복의 서광이 비치고
자유의 물결 삼천리에 파도쳐갈 때
너도야 세차게 수림을 설레이며
해방된 그 감격을 노래하였지
김장군의 개선을 환호하였지!
아, 산아 승리의 산아 영광의 산아!
5
혁명의 성산- 백두산!
오늘은 그 봉우리에 수리개 떴다!
백두에서 펄펄 나는 강철대오
무적필승 새 신심 가득히
선군기발 휘날리며 행군한다!
일제가 패망하고 쫓겨간 이 땅
봄이 왔던 금수강산 남반부에
다시금 둥지를 튼 미제강도
호시탐탐 공화국을 노리나니
내 조국 철통같이 지켜 싸울
백절불굴 일당백의 인민군대
원한에 복수에 이를 갈며
멸적의 군사기능 련마한다!
백두의 새 찬가를 엮어간다!
아아, 산아 산아 선군의 산아 불멸의 산아!!!
3. 백두산호랑이
1
구름을 치뚫고 아아히 솟은
여기는 천하절정 장군봉-
그 옛날 항일의 빨찌산들
구국의 봉화 높이 지펴
원쑤를 무찌르며 넘나들던
그 전설의 백두산 제일봉!
날으는 날새들도
너무 높아 날아넘지 못하고
흐르던 구름도
가다 지쳐 잠간 쉬여간다는
누구도 오르기 주저하는 상상봉
그 높은 산 높은 봉에
오늘은 누가 다시 오를거냐…???!
2
모두가 저어할 때
누군가 휘익- 나섰다
보니 산의 수호신인 백두호랑이
백호만이 칼벼랑 바위우에
단숨에 쉬익- 날아올라
갈구리 두앞발 높이 추켜든채
흰 수염 꼿꼿이 세우고
《따-웅-!》 울부짖는다!
이글이글 불이 이는
전등불같은 퉁방울 두눈에
그 불덩이 뚝뚝 떨구며
《따-아-웅-!》
또 한번 세차게 포효한다!
바위를 산악을 하늘을 짜개인다!
3
호랑이 호랑이 백두호랑이
대대로 저 산의 수호신인
신령스런 백두산호랑이-
그 무슨 계시, 예고나 하듯
삼천리금수강산 이 나라에
돌연간 침침한 흑운 감돌며
외세의 침략위기 닥칠 때마다
너는야 분노에 치욕에
세차게 부르르 몸을 떨며
울분을 화산처럼 터치웠지.
어제날 왜적을 호령하며
노호하던 백두산호랑이
오늘은 또 어느 원쑤 호령하여
백두에 올라 포효하느냐…?!!!
4
《따-아-웅-!》
털갈기 빳빳이 곤두세우고
호랑이 다시금 울부짖는다
절벽을 쩌렁쩌렁 울린다!
순간 쭈볏 일어서는 머리칼
등골에 쫙- 식은땀이 흐른다.
《따-아-웅-!》
산을 한번 들었다놓는 그 호용에
세차게 몸부림하는 산천초목
날아가던 날새도 땅에 뚝 떨어지고
뛰여가던 토끼도 폭- 꼬꾸라진다!
그리고 기여들던 침략자 미제
자라처럼 목을 잔뜩 움츠린다.
겁에 질려 슬금슬금 게걸음
사시나무 떨듯 와들와들 떤다…
5
백두산밀림에서 태여나시여
백두의 맹수들과 이웃을 삼으시고
백두의 총소리 자장가로 들으시며
백두호랑이 담력을 키워오신
김정일장군 그대는 호랑이!
미제를 호령하는 백두호랑이!
삼천리금수강산 굳게 지켜선
장하여라 평화와 정의의 수호자-
위풍당당 백두호랑이 그 기상에
세계가 우러르며 경탄한다 흠모한다!
하늘을 찌를듯 용맹한 기개에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낸다!!!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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