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아씨 1 김문보의 사랑연곡
"새싹아, 이리 와요"
"나, 봄비여요. 꽃샘언니 오기 전에 먼저 왔어요 새싹 찾아 왔어요"
내 가슴앓이 알아준 그녀 밤새 토닥이는 창가에 귀 기울여 계절 건너온 온갖 사연 들었다
겨울공화국, 꽉 막힌 시멘트 콘크리트 바닥에 손 호호 불며 작업하는 어린왕자
그 옛날 고구려 만주여인 기상 닮은 그녀가 알아보고는
"새싹 1번 이리와요 새싹 2번 이리와요"
그녀 눈엔 마음어린 내가 새싹이었다 콘크리트 뚫는 새싹이었다 하나 둘 솟는 새싹이었다
찬 바람 이기고 온 봄비아씨와 그렇게 조우했다 밤새 이야기차 마신 토닥토닥 창가
다시 어린왕자가 되었다 위로를 받는다 따뜻한 봄밤이었다
2024. 2. 김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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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수 아주머니
체감 온도 영하 13도 미추홀구 물류센터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손 호호불며 작업 중이었다.
휴게시간이 됐다. 손 녹일 곳 마땅찮은 야외 일터.
빨간 조끼 붉은 하이바 걸친 신호수 아주머니가 포트 물 끓이고 팀원들을 불렀다. 나이 어린 청년노동자들을 불렀다.
"새싹 1번 이리와요" "새싹 2번 이리와요"
따뜻한 생강차 보다 더 따뜻했다.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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