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현산 천문대(김문보 기자)
희망 김문보의 사랑연곡
"사랑해요 그대"
밤새 쏴르르 비 소리 강물처럼 흘러 아침에 도달했습니다
나는 그리움의 언덕에 기대어 도깨비 방망이 쥔 것 같은 희망을 꿈 꿉니다
지난 날도 새해에도 내 열정과 상상의 강은 그대 靈感의 발원지에서
작은 시내 큰 강 되듯 길게 도도하게 푸르게 흐르겠습니다
고향 자을천변(慈乙川邊) 백리에 이른 푸른 숲에 버들강아지 느티이파리 무성하겠습니다
천변 논밭에 보리 심고, 나락 심으니 논둑 밭둑마다 온갖 들꽃 쑥나물 향기 흐드러지겠습니다
우리 아제들 소에 질메 나뭇꾼 진달래 한아름 나는 구판장 막걸리 받아 할배 일하시는 들에 갈 겁니다
할배께선 목 울대 들썩이며 꿀꺽 꿀꺽 소리나게 김치조각 안주로 주전자 막걸리 비우십니다 . . . 그때의 낙원을 떠올리며 지금은 지옥이 된 노동 현장을 바라봅니다
낙원의 노동 노래하던 소년에서 지옥의 노동 노래하는 시인이 되어야겠습니다
靈感의 원천이신 그대 먼 듯 가까이에 언제나 보고 계심을 잊지 않겠습니다
소 먹이고 꼴 뜯던 소년 마음 그대로 지키겠습니다 연민의 심장으로 노동을 지키겠습니다
이 시절 돌파하면 우리 진짜 열여섯근 우주선 타고 구만리창천 십만광년 미래로 가요
안드로메다까지 라니오케아까지 그 너머 너머에 심우주까지 그대 함께 그대 함께...
2023.12. 31 김문보
------------------------------------------------------ * 자을천변(慈乙川邊) : 보현산에서 발원한 자애로운 천(川)이라는 뜻. 유명한 자천(慈川) 오리장숲이 있음.
* 질메 : 소 등에 얹어 거름이나 나무를 실어 나르게 만든 도구.
* 열여섯근 우주선 : 두근두근 네근, 서근서근 여섯근, 두근반서근반 여섯근, 합하여 열여섯근 되는 사랑에너지만 있으면 온 우주 은하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상상의 우주선.
인류가 지금 기술로 견우 직녀의 은하수 를 건너려면 태양 몇개를 소모해야겠지만 '사랑의 우주선'은 열여섯근만 있으면 구들목에 앉아서도 까치다리 놓고 은하수 건너는 게 일도 아님.
* 십만광년 : 빛의 속도로 10만년을 달려야 건너는 우리 은하계의 지름.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