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증오의 반격
박 성 철
진창전투는 리도선부대를 전멸시킨것으로서 세상에 알려져있다.
리도선부대는 일제《토벌대》중에서도 가장 《선봉적》인 역할을 놀면서 일제상전에게서 일명 《신선대》라는 칭호까지 받았으며 동만일대에서 수천명의 무고한 인민들과 혁명투사들을 학살한 악명높은 주구배들이였다.
더우기 인간도살자 리도선은 일제의 가장 충실한 졸개로서 인민재산의 략탈과 부녀들의 강간을 일삼으면서 부화방탕을 다하고있은(그자의 첩이 18명이였다고 한다.)추악한 인간쓰레기였으며 인민의 극악한 원쑤였다. 지방의 조중인민들은 리도선을 가리켜 《저승에서 보낸 악귀》라고 저주하였다. 이자의 《토벌대》가 통과하는 마을들에서는 무고한 인민들이 유격대의 편이라는 《죄》를 입고 무수히 학살되였으며 방화와 략탈이 수없이 감행되였었다.
《유격대는 유격전으로 소멸해야 한다.》는것이 리도선의 《토벌전술》이였는바 놈들은 우리의 큰 부대를 만나면 피해달아났으나 그러다가도 소조인원을 발견하기만 하면 악착하게 달라붙군 하였다. 그리하여 후방밀영들에서 병치료를 하던 아군병상자들이 그놈들의 수색에 걸려서 무참히 희생된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우리는 저마다 이 간악한 민족반역자의 목을 잘라버리여 인민들과 동지들의 원한을 풀어주려고 별렸으나 그《토벌대》는 좀처럼 우리 부대의 손에 꼬리를 잡히지 않았다.
1937년 4월말이 아니면 5월초로 기억된다. 그때 우리 부대는 제4사 제1련대장 최현동지의 지휘밑에 안도현일대에서 대규모적인 유격전투를 전개하면서 진창지대에 도착하였다.
그해 3월에 무송현 서강에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국내에로 진출할데 대한 계획을 작성하시였다. 그 전략계획에 의하여 위대한 수령님께서 친솔하신 부대는 장백, 혜산, 보천보방면으로 진군하였으며 최현동지가 인솔한 부대는 무산방면으로 진출하게 되였다.
그런데 우리 4사부대들이 무산방향으로 직행행로를 택하지 않고 멀리 우회하여 전투를 하면서 진창까지 들리게 된데는 일정한 리유가 있었다. 그것은 우리 부대들이 떠난지 오래된 안도현지방 인민들에게 우리 부대의 위용을 다시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혁명사기를 북돋아주려는것이였다.
나는 당시 1련대 소대장으로서 이 행군에 참가하였다.
진창지역에 도착한 우리 부대는 우선 그곳 수림속에서 치료중에 있던 아군병상자동무들을 찾았다. 그러나 수림속 눈우에는 우리 동무들이 행동한 흔적은 있었으나 아무도 만날수 없었다. 아마 적들의 수색을 피하여 어디로 이동한것 같았다.
부대는 그들을 찾기 위하여 일부 구분대를 남게 하고 주력은 이곳으로부터 이동하여 무산을 향한 직선방향으로 행군을 계속하게 되였다.
지휘부에서는 부대의 진창통과를 보장하기 위하여 1련대 3중대를 진창동북쪽의 묘령에 경계대로 배치하고 주력은 수림에서 나와 계곡을 행군하고있었다. 얼마쯤 다시 대렬은 대사하를 건느게 되였다.
행군서렬의 선두에서 행동하고있던 조정철동무가 지휘하는 한개중대가 강에 다리를 놓는사이에 부대주력은 오래 계속된 행군의 피로를 풀기 위하여 강옆에서 휴식하게 되였다.
그곳은 사금을 파내던곳이여서 구뎅이와 버럭들이 한벌 깔려있었다. 대원들은 모두 버럭옆 홈타기들에 은페하여 배낭들을 베고 곧 잠이 들어버렸다.
바로 이때에 리도선의 《토벌대》200여명이 불의에 우리를 습격해왔다. 놈들은 수일전에 일본인목재소 마차수송대를 습격한후 진창수림속에 자취를 감추어버린 우리 부대를 뒤쫓아와서 골짜기를 찾아헤매인것이 틀림없었다.
사실 아군에게는 불리하고 위험한 정황이 조성되였다. 놈들은 위만군과도 달라 일제가 특별군사훈련을 시킨 만만치 않은 적이였다.
이 《토벌대》는 소대장은 물론 일부 분대장까지도 왜군장교였으며 기타 리도선이하 전체 성원들이 선발된 악질적인 친일주구들과 지주, 자본가들의 자식들로 구성되여있었다. 거기에 놈들은 대부분 포수의 경험을 가진자로서 사격술도 비교적 능숙하였다.
한방의 총성에 우리는 잠에서 깨였다. 아군보초가 땅바닥에 딱 붙어서 은밀히 접근해오는 적들을 발견하고 신호총을 발사한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적들이 일제사격을 하면서 우리가 있는 버럭무더기에 벌써 30~40m까지 가까이 기여들어왔었다.
아군에게 손쓸 틈을 주지 않으려는것이였다.
바로 이때였다. 우리 소대의 기관총수 리달경동무는 달려드는 적병놈들을 향하여 맹렬한 기관총불벼락을 들씌웠다.
리달경동무는 어떤 곤난한 조건에서도 휴식할 때에는 항상 무기를 정비하여 만단의 전투준비를 갖추어놓았었다.
그는 이날도 남들은 모두 잠들고있었으나 자기만은 쉬지 않고 기관총을 소제하고 탄환을 닦아서 다시 재우고 격발기를 만지고있었다.
그리하여 리달경동무는 신호총성이 나자 이어 달려드는 적병놈들에게 방금 사격준비를 갖추어둔 기관총으로 불의의 련발사격을 들씌웠다. 뜻하지 않은 불벼락을 얻어맞은 놈들은 잠시 대가리를 땅에 틀어박고 전진을 멈추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어려운 순간에 귀중한 시간을 얻을수 있었다. 이윽고 다른 동무들도 잠에서 깨여나 전투태세를 갖추고 맹렬한 사격을 퍼붓기 시작하였다.
쳐들어오던 적들은 적지 않은 시체를 남기고 얼마쯤 다시 밀려갔다. 그러나 뒤미처 적아간의 화력은 격렬하게 교차되였다.
적들은 집요하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금점판의 버럭들과 구뎅이들은 아군부대의 튼튼한 자연전호로 되였다.
부대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던 시간의 장단, 인원의 다소, 처지의 여하를 물론하고 아군대오가 휴식시에는 반드시 지형지물을 상세히 조사하여 만일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것이라는 교시에 의하여 그날도 사금광의 지대를 선택하여 휴식하였다. 그리하여 량적으로 우세한 적군의 기습에 대응하여 이 유리한 지형지물을 곧 리용할수 있었던것이다.
아군부대들은 버럭들과 구뎅이들을 리용하여 계속 적을 사격하였다.
그때 적정을 살피고난 최현동지는 구령을 쳤다. 《2중대는 좌측으로, 1중대는 우측으로!》하고 불리하게 널려있는 아군진지를 정비하는 그의 목소리는 총성을 짓누르며 크게 울렸다. 적탄은 계속 비발치듯 날아왔다. 순간 최현동지는 잔등에 적탄을 맞고 몸을 굽히였다.
그러나 부상당한 그는 잠시후 다시 몸을 일구더니 적정에서 눈을 떼지 않고 계속 전투를 지휘하였다.
그런데 불리한 피동적인 수세에 오래 머물게 되면 필연코 아군부대에 만회할수 없는 타격이 닥쳐올것이였다.
전술적인 퇴각이 곤난하게 된 환경에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 수세에서 벗어나 전투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아군의 공세로 넘어가야 한다. 이것은 유격대전술의 엄격한 요구였다.
아군의 전체 지휘성원들과 대원들은 계속 방어진을 정비하면서 완강한 대응사격을 퍼부었다.
전투개시후 거의 반시간이 지나갔다. 버럭들과 구뎅이들을 사이에 두고 적아간에는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였다. 리달경동무는 능숙한 사격으로써 적의 전진을 막으면서 불과 20여분사이에 300여발의 탄환을 내뿜었다. 총알이 떨어졌다. 그러나 공급받을곳은 없었다.
그런데 앞을 내다보니 탄띠를 멘 적병놈들이 수둑이 죽어자빠져있지 않는가. 그곳까지는 먼거리가 아니였으나 적탄이 비발치듯 날아오므로 어떻게 할수가 없었다. 이때 소대원 진돌동무는 위험을 무릅쓰고 눈앞 홈타기에 기여가서 죽어자빠진 적병들의 시체에서 탄띠를 벗겨다가 탄환을 보충하였다.
이와 같이 아군의 완강한 방어에도 불구하고 적들은 바득바득 기여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군은 전투개시에서 2~3명의 희생자를 내였을뿐이였으나 적들은 벌써 수십명이 너부러졌다. 그러나 놈들은 퇴각할 대신에 더욱 아군의 턱밑으로 배밀이를 하여 기여드는것이였다.
적은 집요하고 간악하였다.
처음에 우리들은 놈들이 구령이고 말소리고 왜말로만 지껄이기때문에 의례히 순 왜놈부대려니 하고 생각하였다.
《저것들은 보통 왜놈과도 다른 악종들이야.》하고 나의 옆에 있는 한 동무는 중얼거리면서 사격하고있었다.
적아의 진지는 20~30m , 지어는 수m 로 접근한곳이 많았다.
놈들은 버럭뒤와 구뎅이속에 대가리를 틀어박고 지구전을 기도하였다. 놈들은 버럭밑에 바싹 붙어있었으므로 우리가 쏘아도 잘 맞지 않았다. 그리고 버럭밑에서 쏘는 놈들의 총알도 역시 우리를 좀처럼 맞히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바로 눈앞에 엎드려있는 적들을 잡을수 없었으니 우리의 안타까움은 말할나위 없었다.
나에게는 죽든살든 돌격전으로 결판을 냈으면 하는 충동이 불붙었다.
그때였다. 《수류탄을 뿌려라!》하는 최현동지의 구령이 들려왔다.
이 구령은 전투의 승패를 결정하는 일대 전환점으로 되였다. 나도 여러개의 수류탄을 준비하고있으면서도 너무도 정황의 변동이 급격하였던 까닭에 미처 그것을 사용할데 대해서는 그때까지 생각을 못하였다.
우리의 수류탄들이 일제히 눈앞에 기여든 적들의 은페지를 향해 날아갔다. 여기서 꽝 저기서 꽝 수류탄 터지는 소리는 온산을 뒤덮었다. 선두의 놈들은 비명을 올리면서 죽어넘어지고 뒤따라 기여오던놈들은 계속되는 아군의 수류탄벼락에 쫓기여 퇴각하기 시작했다.
이때 지휘부의 돌격나팔소리가 골짜기에 울려퍼졌다.
우리 용사들은 성난 사자와도 같이 도망치는 적을 향해 함성을 올리며 돌격해나갔다.
그런데 적기관총 한문이 옆산릉선에서 우리의 돌격을 저지하려고 발악하였다.
이때 묘령에 배치되였던 3중대가 놈들의 배후에 당도하면서 즉시로 적기관총을 무찔러버렸으며 산으로 빠질 적들의 퇴로를 막아버렸다. 《3중대 돌격호》나팔소리가 다시 울리자 산등성이에 도착했던 3중대가 적들의 배후로 돌격해내려왔다.
혼비백산한 적들은 아군의 포위속에서 갈팡질팡 헤매다가 비호같이 활동하는 우리 대원들의 총창에 찔리고 총탁에 맞아 너부러졌다.
그런데 그 격전속에서 우리 동무들중 누구인가가 《리도선부대다!》하고 고함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도선《토벌대》임을 알게 된 우리의 증오는 더욱 불타올랐다. 말그대로 원쑤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던것이다.
뒤미처 지휘부에서는 《한놈도 남기지 말고 다 잡으라!》고 소리를 치며 달아나는 적들을 끝까지 추격할것을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아군은 일부 수색대만 전장에 남기고 주력은 추격으로 넘어갔다.
추격하는 우리들은 저마다 증오의 불덩어리 그대로였다.
아군대원들은 꼬리빠지게 달아나는 놈들을 쫓아서 함성을 올리며 질풍과도 같이 달렸다.
우리들의 총창이 번득이고 총탁이 내려지는곳에서는 적들의 비명이 올랐다.
그와 같이 맹렬한 추격은 근 10리에 이르렀었다.
전투에서 10리의 추격이란 보통있는 일이 아니였다. 계급의 원쑤이며 인민의 학살자들인 용서못할 민족반역자들에 대한 참을수 없는 증오가 그처럼 우리를 불덩이로 되게 했던것이다.
반역자, 인간쓰레기들의 더러운 시체가 다시 10리 골짜기에 널리게 되였다.
끝까지 달아나던 놈들은 아군의 총창에 죽은것이 아니라 바쁜 나머지 나중에는 기줄이 끊어져 피를 토하고 저절로 자빠져버렸다.
아군추격부대는 남아있는 적들을 마지막 한놈까지 전멸하고서야 돌아섰던것이다.
후에 소문에 의하면 그때 우리의 손을 벗어나서 안도현 소재지(그곳에서 산길로 40리지점)까지 겨우 목숨만 부지하여 도망간 놈이 4놈인데 그자들도 어떻게 혼쌀이 났던지 당도하자마자 곧 앓아자빠졌으며 병원치료를 받다가 끝내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악질주구 리도선은 아군수색대의 손에 죽었다.
바로 그놈을 잡은 동무는 아군련락병이였다.
련락병은 총맞은 한쪽다리를 질질 끌면서 숲속으로 벌벌 기여가는 한놈을 쫓아갔었다.
그놈은 휴대품을 다 내던지고 권총만 쥐고있었는데 추격하는 아군련락병을 쏘려고 덤비다가 그의 명중탄에 숨줄을 끊기고말았다.
물론 련락병은 그때까지 그놈이 어떤 놈인지 모르고 죽였으나 그자의 품에서 나온 도장과 수첩을 보고 리도선임을 알았으며 놈들이 유격대를 돕는 《불순분자》라고 해서 징역살이 겸 강제고역으로 끌고다니던 20여명의 인민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그자의 얼굴을 똑똑히 확인하였던것이였다.
격분한 인민들은 그자의 시체에 달려들었다. 《이 천하에 악독한 놈아, 조선사람의 가죽을 쓰고 제 조선사람들을 그렇게까지 … 이 승냥이새끼야.》하면서 그들은 몽둥이와 돌멩이로 리도선의 시체를 죽탕을 만들어버렸던것이다. 인민들은 리도선을 그렇게까지 미워하고 뼈에 사무치게 그놈을 증오해왔던것이다.
일제침략자의 충실한 주구로서 항일유격대의 《토벌》과 인민학살에 광분하던 리도선도배들의 말로는 그러했다.
이와 같이 이 전투에서 아군은 7~8명의 사상자밖에 내지 않았으나 적부대는 전멸되였다.
수색전이 끝났다. 적의 무기들과 수만발의 탄알, 식량 등을 로획한 아군부대들은 사기충천하여 대사하를 건너서 다시 수림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무산방면에로의 행군을 계속하였다.
진창전투에서의 우리 유격대의 승리의 소식과 더불어 리도선부대가 전멸됐다는 소식은 안도, 화룡지방 조중인민들의 끓어넘치는 환희를 자아냈으며 《도선이가 녹았다.》는 이야기들을 전하면서 인민들은 자기들의 원한을 풀어준 우리 유격대에 대하여 더욱 큰 사랑과 신뢰를 가지게 되였었다.
다른 한편 이 소식은 적《토벌대》들을 커다란 공포속에 몰아넣었는바 《날고뛰는 리도선이가 종자없이 녹아난 판인데 잘못 덤비다가는 뼈다귀도 못찾는다.》는 말이 적병들사이에 돌았으며 개별적인 《토벌대》들은 감히 우리 유격대앞에 나서지 못했다.
더우기 리도선부대와 같은 민족반역도배들의 《토벌》집단을 그렇게도 철저하고 무자비하게 한놈도 남김없이 소멸해버림으로써 교활한 일제의 조종하에 날뛰던 다른 졸개 《토벌대》들에게 준엄한 경고를 주었던것이다.
여기에서 진창전투의 모든것을 다 말할수는 없다. 그 전투에서 무비의 용감성을 발휘했던 모든 동지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이미 쓴바와 같이 전투초기의 그렇게도 불리한 정황을 극복하면서도 적에게 그와 같은 멸망을 준것은 우리 항일유격대의 전술적우월성과 매개 전투원들의 불요불굴의 혁명정신의 구체적표현이였다.
원쑤에 대한 증오의 힘, 그것은 불가항력적인 것이다.
20. 불무지보초
리 오 성
나무들로 뒤덮인 안도, 돈화현 접경지대의 컴컴한 수림속에서는 모닥불이 타고있었다.
모닥불에서 뭉게뭉게 피여오르는 재빛연기가 우중충한 나무숲사이를 새여 안개처럼 밤하늘에 흩어졌다. 하늘에서는 뭇별이 반짝이고있었다.
나는 그 총총한 별들을 바라보며 불무지보초를 서고있었다.
그때가 아마 1940년 봄이라고 기억된다.
내가 지켜선 불무지곁에서 새벽녘까지 깊은 생각에 잠겨계시던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잠시 눈을 붙이고 누우셨다.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언제나 이렇게 밤늦게 주무셨고 또 일찌기 잠을 깨셨다. 이날도 어려운 행군과 10여차례의 가렬한 전투로 하여 모두들 피곤한 때였으나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휴식하는 대원들을 친히 돌아보셨고 밤이 깊도록 지휘관들에게 다음날 사업을 지시하셨으며 또 무엇인지 오래동안 생각하시다가 잠시 자리에 누우신것이였다.
이러한 모든것을 직접 본 나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얼마나 피곤하시리라는것을 잘 알고있었으므로 그이께서 조금이라도 그리고 될수록 편히 쉬시도록 불무지보초를 더 잘 서야겠다고 마음을 다지였다.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주무시는 좌우쪽에는 4명의 《꼬마련락병》들이 누워자고있었다. 나도 그때 《꼬마련락병》의 한사람이였으며 나이는 14살이였다.
우리 《꼬마련락병》들의 중요한 임무는 사령부에서 주로 내부련락임무를 수행하고 문전보초를 잘 서는것이였다.
그날밤 나는 불무지곁에 앉아서 나무꼬챙이로 타다남은 토막나무가지들을 불무지속에 밀어넣고있었다. 빠지직빠지직 하고 나무타는 소리가 들릴뿐 사위는 조용했다. 시간이 갈수록 나는 온몸이 노근해짐을 느꼈다.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하여 일어섰다 앉았다 하면서 밀려드는 졸음을 쫓으려고 애를 썼으나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나는 어느결에 깜빡 졸고말았다.
《빠지직…》하는 나무타는 소리에 놀라 나는 눈을 떴다. 그리고 조심히 위대한 수령님께서 계시는쪽을 살펴보았다. 순간 나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는것만 같았다.
위대한 수령님의 군복바지에서 소눈알만한 벌건것을 보았기때문이다.
불무지에서 불꽃이 튄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황급히 그 벌건데를 손으로 막 문다지였다.
이때 곤히 주무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 눈을 뜨셨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시며 《왜 그러오?…》하고 물으시였다.
나는 엉겁결에 《불찌가…》라고 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군복바지를 살피신후에 《오송이, 정 졸리면 다른 동무하고 교대하고 자오.》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크게 책망을 들을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시니 어떻게나 죄송스러운지 몰랐다. 사실 나는 책망을 들은것보다 몇배나 더 부끄럽고 송구스러웠다.
잠시후였다. 나는 위대한 수령님의 군복바지를 가만가만히 깁고있었다. 나와 교대하여 불무지보초를 서는 동무가 기미를 알아차리고 속웃음을 웃었으나 나는 그를 시비하지 않았다. 그럴 경황이 없었던것이다.
군복바지를 거의다 기웠을 때에 위대한 수령님께서 일어나셨다. 그이께서는 당황해하는 나를 보고 웃으시며 지난밤에 누구누구가 보초를 섰는가고 물으셨다. 나는 얼른 일어났다. 다른 동무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일어난 우리를 둘러보시며 보초를 서면서 잘못돼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말씀하셨다.
《저는 보초를 서다가 졸았습니다. 그래서 … 군복바지를 태웠습니다.》
나의 이 말을 들으시고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그보다 더 중요한게 있는데 그걸 말해야 하오. 오송동무가 존것은 나도 잘 아오. 나이가 어리지, 매일 길을 걷지, 거기다 잘 쉬지도 못하고 밤에는 불무지를 지켜야 하니 왜 졸리지 않겠소. 졸릴것만은 사실이고 존것도 사실이요. 내 군복바지가 좀 탄것만은 문제가 아니요. 그거야 이렇게 기워입으면 될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한벌 새로 해입으면 될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소? 오송동무.》
나는 머리를 숙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잠시후 이 주변에는 귀중한것들로 가득차있다, 우선 우리 유격대원들이 있다, 그들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귀중하다, 그들은 누구를 믿고 잠을 잤겠는가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오송동무처럼 불무지를 지켜서는 안되겠소. 우리가 어째서 아무데를 가나 여러곳에 보초를 세우는가? 조국의 운명을 걸머진 우리모두의 생명이 귀중하기때문이요.》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그이께서는 잠시 불무지곁을 거니시였다. 그리고 보초를 무경각하게 서다가 귀중한 전우들과 무기를 빼앗긴 그 어느 중대의 실례를 말씀하시였다. 그리고 나에게로 다가오셔서 불덩이처럼 뜨거워진 머리를 짚어주시며 자애롭게 타이르시였다.
《오송동무, 정 졸리면 다른 동무를 깨우지 왜 그랬소. 급할 때엔 전우들의 도움을 받을줄도 알아야 하오.》
나는 참으로 눈시울이 뜨거웠다.
나는 위대한 수령님의 말씀을 충심으로 가슴에 새겼다.
얼마나 부드럽고 엄하고 미더운 말씀인가.
나는 친부모에게서도 이처럼 부드럽고 엄하고 미더운 타이름을 들어본적이 없었다.
그후부터 보초를 설 때마다 그리고 졸음이 밀려들 때마다 나의 머리에는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다음과 같은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가 어째서 아무데를 가나 여러곳에 보초를 세우는가? 조국의 운명을 걸머진 우리모두의 생명이 귀중하기때문이요.》
보초를 서는 나의 머리에는 언제나 그이의 말씀이 생생하게 떠올라 항상 나를 긴장하게 하였고 어떠한 어려운 고비도 참고견디여낼수 있게 하여주었다.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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