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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8)

조기천의 장편서사시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23/02/14 [13:58]

백두산(8)

조기천의 장편서사시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3/02/14 [13:58]

백두산 

                                                                                                               © 프레스아리랑



 

 

 

제7장

 

1

 

밤은 밑바닥도 없이 깊어가는데

높은 산 깊은 골 지나

빨찌산들이 압록에 이르다

뜻깊고 한많은 이 물결을

빨찌산들이 또다시 건느련다

그러나 이 길은

가슴터지는 추방의 길이 아니다

이 길은 승리의 길, 복수의 길-

허기에 압록도 기쁘게 중얼거리며

떼목을 몰아 강가에 붙이고는

밤을 헤치며 늠실늠실

대해로 흘러흐르누나

빨찌산들이

떼목다리 놓으려 할제

어디선가 총소리, 불의의 총소리

산비탈 어둠속에서

미친듯 짖는 기관총소리-

이것은 《토벌대》의 추격!

앞에는 밤안개 자욱한 대하

뒤에는 적군-

《포위?》, 《포위!》- 번개치는 생각-

누군지 왈칵 물에 뛰여든다

또 누군지 뛰여든다

《땅-땅-》

번쩍 싸창을 드는 김대장-

《명령을 들으라!》

아무 기척도 안내는 변절자 두놈-

어둠과 물결은

수치의 두 시체 삼켜버렸다

 

2

 

철호를 후위대장으로 삼고

전군은 항전을 베풀어

반격전이 밤을 달구는데

한 분대 데리고

떼목에 뛰여오른 김대장!

탄환은 죽음의 비명을 지르며

물결우에 여기저기 박히는데

하나씩- 둘씩

떼목을 이어놓는 김대장!

결사의 몇분이 지나자

떼목이 건너간다

구원의 저편으로 떼목이 건너간다

후위대를 방패로 삼아

안개속에 본대 강 건넜을제

적은 머리들어

어두운 산비탈은

억척한 분화구같이 철화를 내여뿜는데

본대 내리우는 탄막에 숨어

퇴진하는 후위대의 마지막전사-

그는 철호

그의 옆에 최석준-

사격하며 떼목에 오른다

바로 그때-

철호 말없이 넘어진다

어디선가 떼-엥(철호의 생각)

《무슨 소리 나는가?

웨 이리도 어두워지는가?》

철호 그만 정신잃는다…

 

3

 

몇보앞 안개속에서

발악의 돌격소리 날제

철호 다시 정신차리고

온 삶을 한팔에 쏭겨

수류탄을 뿌린다-

꽝- 놈들의 아우성…

또 뿌린다

꽝- 놈들의 아우성…

폭발에 끊어진 떼목

쭈욱 량편으로 갈라진다

그제야 철호 석준이를 보았다-

부러진 총가목을 틀어쥔채

떼목우에 쓰러진 석준이를…

그옆엔 뒤여진 왜놈들의 시체

철호 마지막힘 다잡고서

석준이를 안고 일어선다-

몇걸음 앞으로…

그만 꺼꾸러진다

또다시 일어났을 때도

전우의 시체 안고

몇걸음 앞으로…

서슴없이 내걷는다

허다가 철호 그만 우뚝 선다-

불의의 류탄이

전사의 심장을 꿰였다…

《아하!》 우뚝 섰다가

앞으로 거꾸러져…

창- 처절썩-

물결이 두 전사를 감춘다

압록강 찬 물결이…

 

4

 

실망한 적도

머슥히 사격을 멈추고

떼목도 강가에 붙을무렵

강변에서 녀자의 부르는 소리

《철—호 —석—준 —이—》

꽃분의 목소리였다

《철-호-철-호-》

분명히 김대장의 목소리

허나… 대답은 없었다

물결만 분풀이하듯이

떼목을 창-창- 걷어차며

날뛴다 몸부림친다

《철-호-석-준-이-》

처녀의 애타는 부르짖음

그래도… 대답은 없었다…

압록강만 한가슴 두드리며

어둠속에서

쾅- 처절썩- 쾅-

 

5

 

산마루 바위에 선 빨찌산들-

김대장이 서고

순선이도 서고

꽃분이도 서고

전사들도 모두 서고…

누구누구 이 대렬에 없느냐?

누구의 자리 비였느냐?

철호 없었다!

석준이 없었다!

《토벌대》의 총소리 은은한

컴컴한 조국땅을

분노에 타는 두눈으로

빨찌산들이 바라본다

《동무들!》

김대장의 떨리는 목소리-

《몇몇해 우리 이방에서 싸우다가

새도 날틈없는 수비망을 무찌르고

오늘밤 조국땅에서

원쑤를 우리 즉쳤다

피마르는 동포에게

살고있는 이 나라의 기개를

우리 떳떳이 보였다

그러나 동무들!

적은 아직도 강하다

때문에 우리 오늘밤

압록강을 두번다시 건너게 되였고

우리의 전우들을

철호와 석준이를

시체도 못 찾고

한많은 이 압록강물결에

영영 묻게 되지 않았는가?》

김대장의 목메인 말끝

누군지 주먹으로 눈물 씻는다

꽃분이 느껴우는 소리 …

 

6

 

《그러나 동무들!》

대장의 말소리 강철을 울린다

《우리 비록

작은거리를 쳤지만

그 거리에 일으킨 불길은

죽어가는 민족의 가슴에

투쟁의 불꽃을 떨구었다!

우리 비록

오늘은 한 거리를 치고 가지만

우리 기어코 오리라!

조선아! 조선아!》

김대장이 맹세의 칼 높이 든다

전사들도 삼대같이 총을 든다

《조선아! 우리 오리라!

인민이 살아있거든

우리의 힘은 크다!

또 우리뿐이 아니다!

피압박민족의 구호자

쏘련이 세기의 앞장에 섰고

우주에 새 륜리 세우니

정의의 검이

침략의 목우에 내려지리라!

불의를 소탕하리라!

우리 애국의 기개를 살려

해방투쟁의 불길을 높이리라

빨찌산들아!

결사의 혈전을 위하여

사격-》

례총소리 산하를 떨친다

《빨찌산들아!

우리 선렬의 령을 위하여

사격-》

례총소리 산하를 떨친다

《조선아! 조선아!

너의 해방과 독립을 위하여

너의 민주 행복을 위하여

사격 사격-》

례총소리 산하를 떨친다!

삼천리를 떨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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