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항쟁론(소고)-1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 반항이 있고 반항이 있는 곳에 전민항쟁이 일어나는 것은 부동의 법칙이며 진리입니다.

우리나라의 속담에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물며 자주성을 생명으로 하는 인간이 자기의 생명이 짓밟히고 유린당하는 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민중에게 자주적으로 살려는 요구가 있고 이 근본적인 요구를 짓밟는 지배계급의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 반항이 있기 마련이며 전민항쟁이 일어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이것은 인류역사발전의 법칙입니다.

자명한 얘기겠지만 민중투쟁은 민중 스스로가 자기의 자주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벌이는 투쟁이며 따라서 민중투쟁이 일어나는 원인은 이 투쟁의 주인인 민중의 근본속성과의 관계 속에서 찾는 것이 마땅한 일일 것입니다. 다시말하여 민중투쟁의 원인은 온갖 예속에서 벗어나 자주적으로 살려는 민중의 요구와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자주적으로 살려는 민중의 요구가 사회적으로 아무런 장애도 없이 자동적으로 실현된다면 사회변혁을 위한 사회적 운동과 같은 민중투쟁은 설정될 수도 없고 또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적으로 살려는 민중의 주체적 요구가 있고 이 요구를 억제하는 객관적인 사회의 요인이 있는 이 법칙적 상황이 착취계급사회에서의 민중항쟁의 원인입니다.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민중들의 혁명투쟁이 일어나는 법이며 압제자들의 폭압이 강화될수록 그에 항거하는 민중들의 투쟁은 더욱 조직화되고 완강하여지는 법입니다.”

착취계급사회에서의 민중의 자주성을 억제하는 요인은 반동적 지배계급의 억압과 착취입니다.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 반항이 있고 반항이 있는 곳에 민중투쟁이 일어나는 것은 부동의 법칙이며 진리입니다.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서 전민항쟁이 일어난다는 이 필연적인 법칙은 그렇게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중에게 자주적으로 살려는 요구가 있다고 하여 생각나는 대로 민중투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또 착취와 압박이 있다고 하여 항상 민중투쟁이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자주적으로 살려는 것은 민중의 본성적 요구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민중이 언제나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중이 자연과 사회에서 차지하는 주인의 지위를 자각한 자주적인 사상의식을 가지지 못하면 투쟁에 나설 수 없습니다. 반동적인 노예적 굴종사상에 물젖은 민중은 착취와 압박이 아무리 심해도 투쟁에 나설 수 없습니다. 노예제사회나 봉건제사회에서 많은 경우에 민중이 그와 같은 착취와 압박을 운명적인 것으로 여기면서 순종한 것은 그들에게 자주적 사상의식이 없었거나 매우 미약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평생 가난에 짓눌리고 권력에 억눌려 천대와 멸시 속에 살면서도 그것을 타고난 팔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입니다.

사회변혁운동은 결코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린 사람들의 단순한 몸부림이 아니며 인간의 자주성을 귀중히 여기고 정의와 진리를 사랑하는 민중들의 숭고한 사회적 운동입니다.

민중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가 못 하는가 하는 데서 자주적 사상의식을 가졌는가 못 가졌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입니다. 민중이 자주적 사상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을 때려부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 되지 못했을 때에는 전민항쟁이 일어나기 어려우며 설혹 일어났다고 하여도 승리를 보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회변혁운동의 동력으로 되는 계급이 있다고 하여 곧 사회변혁운동을 위한 역량이 마련되었다고 간주할 수 없으며 사회변혁운동의 동력으로 될 계급과 계층을 의식화하고 조직화하여야 사회변혁운동의 역량이 마련되고 운동을 승리적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의식화, 조직화를 통하여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서의 자각을 갖고 자기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서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