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종북몰이 색깔론을 정면 돌파해야
이흥노 미주동포
이미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천안함과 세월호의 진실을 은폐하는 데에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부역했던 전력이 있다. 오랜 세월이 흘러간 오늘도 어느 누구 하나 진실을 밝히자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박근혜 정권이 내란 선동 혐의를 조작 뒤집어쒸워 이석기 의원을 종북으로 몰아 국회 체포 동의안을 발동했다. 거의 모든 국회의원들이 동료 의원 체포 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리고 국정원은 박근혜 정권으로 부터 미운털이 박힌 진보당을 온갖 수단 방법을 총동원해 미행 감시 압박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종북몰이에 말려들까 눈치를 살피면서 한나라당 뒤로 잽싸게 몸을 날려 숨어버렸다.
심지어 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권의 눈엣가시인 진보당 해체에도 눈과 귀를 꽉 틀어막고 모른척 하고 말았다. 국민의 지지를 받고 세워진 진보당이 강권에 의헤 폐쇄돼도 말 한마디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민의를 대변하는 집합체로서의 동료 의식, 전우 의식이 전혀 안 보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아니다. 이것은 진보당을 지지한 많은 국민을 무시 모욕하는 처사인 동시에 신성한 국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부끄러운 사건으로 의회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총선 3주를 앞두고 돌연 여권과 주요 보수언론매체가 일제히 색깔론을 꺼내들고 요란하게 소동을 피워대기 시작하고 있다.
민주당 주도의 ‘더불어민주연합’은 군소 야권 정당에도 의회 진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만든 것인데, 대부분 야당들이 여기에 참여해서 보기에도 흐뭇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또 다시 민주당이 보수우익 세력의 ‘색깔 덫’에 속절없이 그만 걸려들고 말았다.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시민사회 몫) 전지예가 낡은 색깔론에 휘말려 결국 사퇴하고 말았다. 그는 입장문에서 국민들에게 일말의 걱정이나우려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전제하고서 “민주진보시민사회의 연합정치 성과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전지예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은 민주당이 아직도 색깔론과 종북소동에 굴복하는 옛관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 하겠다. 다수당 민주당이 철지난 색깔론에 굴복한다면 어떻게 그토록 잔인무도한 검찰 하나회를 끌어내릴 수 있겠는지 심히 걱정된다. 전지예는 미군 철수, 한미훈련 반대, 유엔사 해체, 사드 배치 반대, 등을 주장하는 ‘겨레하나’ 출신이라는 이유로 여당과 보수 언론의 뭇매를 맞고 물러났다. 또, 진보당 비례후보 중에 한총련, 통진당 관련 인사들이 있다면서 사퇴 압박을 가열차게 해대고 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보수우익 세력이 써먹는 일종의 18곡이 분명하다.
미군 철수 주장을 반미 반국가로 보는 것은 미군이 곧 국가라는 정신상태로 봐야 맞다. 이것은 자주의 혼 (넋)을 상실한 낡은 냉전의 잔재로 이제는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냉전이 가버렸고 다극화 시대로 접어들어섰기 때문에 색깔론은 설자리가 없다. 그런데도 일전 <중앙일보> 사설은 “반미 반국가 세력의 비례대표 1번 철회돼야”라는 제목으로 좌파 세력과 손잡은 이재명 대표가 책임 있는 해명을 하라면서 이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미군 철수, 사드 반대를 반미 반국가로 모는 언론사의 작태는 민주주의를 부정 거부하던 군사깡패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시민의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보장되고 존중되는 사회가 참된 민주주의라는 걸 <중앙일보>가 모를 리 없다. 이 사설은 좌파와 손잡으면 안 되고 우파와 손잡는 건 괜찮다는 것 같다. 작고한 이영희 전 언론인은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는 명언을 남겼다. 좌우를 아우르는 조화된 사회라야 이상적이라는 뚯이다. 다른 말로는 남북이 하나가 돼야 새처럼 멋지게 날 수 있다는 말일 수도 있다.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신문이 어느 특정 세력 집단을 대변하는 데 충실하다면 그건 기관지에 불과한 것이지 공익언론이라 할 수 없다.
전주지역 주민에 의해 합법 당선된 진보당 출신 강성희 의원은 의정활동을 가장 잘 한다는 평가를 받는 의원들 중 하나다. 진보당을 좌파로 몰아 색깔을 덧칠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다. 보수우익 권력이 위기에 처하면 보수언론과 장단 맞춰 색깔론을 펴는 게 주특기다. 이놈의 이념 도깨비가 출현하면 야당은 물론이고 산천초목 까지도 부르르 떨면서 움추려든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단 한 건의 개혁도 해내지 못했다. 수박형 국회 의장을 비롯 민주 수박 의원들의 훼방이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이번 총선 경선에서 당원과 시민들이 결사적으로 이들을 걸러내는 데 만족스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다수 여당이라는 이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민주 의회 지도부는 전 민족의 열화같은 지지와 환영 속에 태어난 역사적 <6.15, 10.4,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획득에 실패했다. 아니, 노력조차 없었던 게 확실하다. 지난 대선과 이번 4월 총선에서도 우리 민족 최대 소원, 겨레의 숙원이 민족 통일이라는 건 어린애도 아는 데 자주 평화 통일을 입에 올리는 사람이 눈을 씯고 봐도 없다. 민주당은 뭔가 국힘당과 차별화를 보여야 하나 국힘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정권을 뺏기고 검찰 독재 정권의 출현을 허용한게 아닌가 말이다.
전 민족의 전폭적 지지 환영 열광 속에 <판문점 남북공동선언> (2018)이 발표되고 꽉 막혔던 남북 간 물꼬가 터졌다. 허나 그것도 잠시 이내 남북 관계가 거덜나고 말았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합의한 약속들을 이행 관철하는 데 앞장섰다면 오늘의 비극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을 게 아닌가. 특별히 민주당 의원들은 남북 관계를 파탄내고 전쟁을 획책하는 윤 정권 출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무기력한 문 정권을 여당 민주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이끌지 못했다는 점에서 누구 보다 더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수박들을 비롯해 국힘과 다를 바 없는 반민주, 반개혁, 반통일, 반북 세력이 이번 민주 경선에서 거의 탈락됐다는 건 쾌거인 동시에 큰 희망이다. 이것은 하늘이 절대 무심한 게 아니라는 증거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절체절명의 우선순위는 국힘 후보들을 전멸시키는 일이다. 이것이 검찰 정권을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현명한 수단이라서다. 전예없이 이번에 치러진 경선에서 당원과 국민이 해당행위자나 반개혁적 의원을 비롯해 자격 미달 의원들을 완벽할 정도로 솎아냈기 때문에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게 분명하다. 물론 ‘개딸들’과 민주당 지도부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자주 평화의 깃발을 더 높이 더 힘차게 희날리며 검찰 독재 정권을 조기에 종식시키고 전쟁을 막는 동시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혼신을 다해야 한다. 허나 여기서 잊어선 안 될 게 하나 있다. 4월 총선을 전후해서 윤 정권의 전쟁 도발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주장이 해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총선 완패로 닥칠 위기로 부터 탈출하기 위해서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가 전복을 노린 간첩 일망 타진 발표가 나오고 종북소동과 빨갱이소동이 요란하게 벌어질 수 있다. 위수령이나 계엄령을 만지작거릴 수 있다.
계엄령 하에서는 개표조작도 가능하고 불가능이 없다. 윤 정권이 천공의 어명이기도 한 전쟁을 총선을 전후해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석열과 신 국방은 군에 줄창 “선 응사, 후 보고”를 당부하고 있다. ‘남북 군사합의’라는 충돌 방지 안전핀을 윤 정권이 뽑아버려서 이젠 작은 실수만 해도 전쟁으로 비화되게 마련이다. 지구상 가장 안보 환경이 취약한 곳이 남한이다.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동해안을 따라 수 많은 핵발전소가 배치돼 있다. 남북 간에 전쟁이 터지면 재래식 대포만 가지고도 남쪽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어 북핵을 쓸 이유가 없다.
이렇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안보 환경 조건 속에서는 전쟁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평화의 꿈을 꾸면 더 생산적이련만… 만약에 미중 미러 관계 악화로 전쟁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평택, 오산 등 미군기지가 공격 목표가 될 것이 뻔하다. 주한미군의 존재가 되레 전쟁 위기를 가중시키는 꼴이 된다. 한미일 군사동맹, 다국적 군사훈련, 전략자산 배치, 미MD참여, 아시아판 나토는 북중러를 극도로 자극해 긴장이 조성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의 안보 외교 경제를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를 직접 겪으면서 체험하고 있다.
바이든의 편가르기 줄세우기에 올라타 미국편에 찰삭 달라붙는 일방 외교는 매우 위험한 폭망 외교다. 윤석열은 제코가 석 자나 빠진 주제에 대만 문제에 끼어들자 중국 왕이 외교가 “불장난 하면 불에 타죽는다”고 격한 경고성 발언을 했다. 윤석열은 젤렌스키에게 날라가 “사즉생 생즉사” 정신으로 러시아와 싸우겠다고 했다. 결국 뿌찐은 한국을 우방국에서 비우호국으로 격하시켰다. 한러 관계가 경색되는 건 이상할 게 없다. 자업자득인 걸. 한국은 수출 주도의 나라다. 슬기로운 균형외교로 국익을 잘 챙기는 멋진 현명한 외교가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소리가 오늘도 그치질 않고 있다.
이흥노 미주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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