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해방이 되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해방이 된 것처럼 행세하는 나라
해방이 되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해방이 된 것처럼 행세하는 나라가 있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에게는 해방된 땅 인양 생각하라고 우기고 강요하는 곳이 있다. 현실은 해방이 오지않아 생긴 온갖 모순과 비극으로 점철되었으면서 엄숙한 국가주의와 애국주의를 그럴듯하게 강요하는 곳이다. 바로 대한민국이 그런 땅이다.
이번에 행해진 8.15'광복절'기념사라는 것도 그러한 토양속에서 빚어지는 행사치례이다. 광복절이란 말을 쓸만한 명분도 없는 주제에 억지로 가져다 붙인 것 자체가 비극의 시작이다. 대통령 문재인은 그 기념사란 것에서 “최근 북한의 몇 차례 우려스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야말로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큰 성과입니다.
북한의 도발 한 번에 한반도가 요동치던 그 이전의 상황과 분명하게 달라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불러올 파장조차도 계산하지 못하는 한심한 세계관에서 나온 망발이다. 그로인해 남북관계는 또 다른 파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비극의 일상화이다. 정말이지 무지하고 어리석다.
제대로 된 역사의식이란 없고 모든것이 체제내적인 관점에다 자기중심적이다. 정해진 틀에서 한치앞도 못나간 전근대적이고 미개한 세계관을 드러내놓고 만 것이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비단 대통령 한사람의 얘기가 아니다. 남녘사회는 역사의식이 죽은 땅이다.
일제가 물러가고 또 다른 제국에 의해 나라의 주권을 강탈당하고서도 그것을 대수롭지않게 여기는 통큰 ‘대인배’들이 살아가는 집단촌임이 확실하다. 남녘은 모순의 도가니이다. 도무지 미국에 대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분야가 없다.
-일본말은 안돼도 미국말은 된다는 것이다. -일본제국군대는 안돼도 미제국군대는 된다는 것이다. -대일종속 경제는 안돼도 대미종속은 된다는 것이다.
-일본문화는 안돼도 미국문화는 된다는 것이다. -일본상품은 안돼도 미국상품은 된다는 것이다. -일제는 안되지만 미제는 된다는 것이다.
병도 아주 몹쓸 병에 걸린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치욕적인 식민지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을 불편해 한다. 아예 식민지라는 것 조차도 외면한다. 왜? 노예는 문제의식을 가지는 순간 노예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을 추종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조가 팽배해있다. 문제의식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지경이다.
그들은 미국이 어떤 짓을해도 그저 고맙고 황송할 뿐이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노예처럼 자기동포들을 집단학살하고 온갖 나쁜 횡포를 부려도 자신들을 지켜주는 구세주로 대우한다.
자기를 위해서 그런다는 식이다. 미국이 설마 나까지 잡아먹겠냐는 노예의식, 점령군을 보고 자신들을 보호해주려 온 구원 군이라고 믿는 이 중세기적 의식의 낙후성은 과연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남녘사회를 지배하는 주된 정신세계는 비정상이다.
불의를 보고 불의라고 느끼지 못하고, 배격하지 못한다. 되돌아 서서 눈을 감는다. 소수의 깨어난 사람들이 제국에 항거해도 외면하고 만다. 이들의 의식구조는 완전히 노예의 그것과 일치한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2대에 걸쳐 연속되는 식민지체제는 이 사회의 정신문화를 완전히 구석기시대 수준으로 되돌려 놓았다. 도무지 비판의식도 없고 자의식 자체가 소멸된 상태이다. 그나마 진보라고 자처하는 인물들도 대다수가 올바른 민족관과 역사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뒤틀린 인식체계안에서 변질된 세계관으로 자신들의 현실을 짜깁기하고 있는 중이다.
소수의 혁명적 선각자들이 몸부림을 치고있다. 죽어가는 이 땅의 민족혼을 되살리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중과부적이다. 문제는 미국을 해방주 구세주라고 착각하는데서 부터 비롯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노예적 인식체계가 아닐수 없다.
미국은 제대로 성공한 것이다. 같은 민족끼리 싸움을 붙여놓은 데도 말이다. 우리는 어쩌다 이런 민족이 되어버렸다는 말인가. 이남사회는 어쩌다 미국이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비굴한 집단사회로 만족하게 되었는가하는 말이다.
언론과 주류가 미쳐서 돌아간다. 사고가 완전히 변질되어서 미국식으로 생각하고 미국의 관점에서 판단한다. 미국의 이익이 즉 나의 이익처럼 간주한다. 노예도 이런 노예가 없다. 그런데도 자신들이 잘못된 줄을 모른다.
그렇지 않고 멀쩡한 사람들과 북녘의 체제와 동포들을 나무란다. 당신은 왜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느냐고... 적반하장도 유분수이다. 집단세뇌는 무서운 병이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자리잡게 되어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정상으로 다가오게 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갈 셈인가.
더 이상 속임수와 편법이 먹혀들어가는 땅이 되어서는 안된다. 언제까지 눈치보며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말못하는 사회로 남아야 한다는 말인가.
주말 광화문에 모인 10만명의 반일함성과 조국통일촉진대회의 통일목소리가 헛되이 부질없는 메아리로 멈추어서는 안된다. 어떠한 현실적 장애가 있더라도 <해방된 세상>이라는 저 거짓된 행세를 거부하고 민중들은 저 강요의 장벽을 허물고야 말 것이다.
박대명 기자(2019년)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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