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백두혈통 결사보위와 핵전투무력 8축 체계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백두혈통 결사보위 구호와 백두혈통 계승자의 출현
2. 엄청난 핵전투무력 보유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3. 6탄 1성 1기 핵전투무력 구축과 우주전략부 창설
1. 백두혈통 결사보위 구호와 ‘백두혈통 계승자’의 출현
2023년 2월 8일 평양에 있는 김일성광장에서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이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1948년 2월 8일 말 한 필이 끄는 허술한 나무마차 위에 중기관총 한 정을 탑재하고 창건 열병식장에 나갔던 조선인민군은 오늘 세계 최강의 핵전투무력을 시위하며 창건 75돐 열병식을 진행하였다. 조선인민군이 일흔 다섯 갈래의 긴 연륜을 자기의 혁명무력 건설사에 아로새기기까지 최고사령관과 군사 지휘관들과 병사들은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간고분투의 피땀을 흘리며 세계 최강의 군대를 건설하기 위해 줄기차게 투쟁해왔다. 2023년 2월 8일 성대히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은 그들이 흘린 간고분투의 피땀이 얼마나 진한 것이며, 그들이 건설한 혁명무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8천만 민족과 전 세계 앞에 보여준 거대한 사변이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방영한 녹화 실황 영상을 통해 열병식 소식이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12명 항공륙전대 전투원들의 절묘한 집체 강하로 시작된 열병식은 종합 군악대 의식, 전투기 축하 비행, 화려한 조명, 축포 발사, 음악 연주, 군중 집체 활동이 서로 어우러지며 야간열병식의 극적인 장면들을 수없이 연출했다. 열병 행진에서는 6개 상징종대가 맨 앞에 등장하여 조선인민군의 건군사와 계승사를 펼쳐보였고, 40개 도보종대와 3개 기계화종대가 조선인민군의 사상정신적 기풍과 무장력을 시위했다. 그리고 6개 핵전투종대는 김정은시대에 완성된 핵전투무력의 엄청난 위용을 과시했다.
이 글에서는 이번 열병식에서 가장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두 가지 사실을 고찰하려고 한다. 하나는 정치적으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군사전략적으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것이다.
이번 열병식을 촬영한 녹화 실황 영상은 불빛 밝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를 가장 먼저 비춰주었다.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를 출발한 김정은 총비서의 전용차는 모터사이클 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열병식장으로 향했다. 열병식장에 도착한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군 명예 위병대를 사열하고, 조선인민군 고위지휘관들의 영접을 받았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이 펼쳐졌다. 김정은 총비서가 자제의 손을 잡고 조선인민군 군기들이 양옆으로 길게 도렬한 통로를 걸어간 것이다. 리설주 녀사는 김정은 총비서와 자제보다 한 걸음 뒤에 따라 섰고, 고위급 군사 지휘관들과 고위급 당간부들이 그 뒤를 따랐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열병식 광장에 인산인해를 이룬 수만 명 군중이 터쳐 올리는 폭발적인 환호성을 받으며 열병식 주석단에 등단할 때도 김정은 총비서는 자제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리설주 녀사와 함께 열병식 주석단에 등장했었는데, 이번 열병식에서 리설주 녀사는 다른 통로로 주석단에 등단하여 녹화 실황영 상에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 총비서의 자제가 열병식 주석단에 등단할 때, 열병식 진행책임자로 보이는 고위급 군사 지휘관이 자제의 곁에서 함께 걸으면서 설명하고 안내하는 모습이 녹화 실황 영상에 비춰 졌다. 최고령도자의 자제가 고위급 군사 지휘관의 안내를 받으며 열병식 주석단에 등단한 것은 조선이 건국한 이래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사변이다.
돌이켜보면, 김정은 총비서의 자제가 조선의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11월 18일 화성포-17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참관할 때 자제와 동행했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11월 26일 화성포-17형 개발사업 및 시험발사에 참가한 공로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자제와 동행했었다. 2023년 1월 1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자제와 함께 어느 지하 핵미사일 보관소를 시찰하는 보도 영상을 방영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열병식 전날인 2023년 2월 7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기념연회에 참석할 때도 자제와 동행했다. 그날 기념연회에서 만찬 식탁 중앙에 자제가 자리를 잡았고, 오른쪽에 김정은 총비서가 앉았고, 왼쪽에 리설주 녀사가 앉았다. 그 영상이 조선의 언론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되었고, 그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번 열병식 녹화 실황 영상을 보면, 주석단에 등단한 자제가 환호성을 터쳐 올리는 수만 명 군중과 함께 김정은 총비서를 열렬히 환영하면서 박수하는 모습이 화면에 비춰질 때, 녹화 실황 해설원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 당중앙위원회 비서들이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 잡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기 리설주 녀사가 중요한 국가행사에 참석하였을 때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당중앙위원회 최고위급 간부들이 리설주 녀사를 모시고 참석하였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김정은 총비서가 “존경하는 리설주 녀사와 함께 국가행사에 참석하시였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데 이번 열병식에서는 당중앙위원회 최고위급 간부들이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 잡았다는 매우 특별한 표현을 썼다. 이것은 “존경하는 자제분”의 지위가 당중앙위원회 최고위급 간부들보다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열병식 주석단 귀빈석 맨 앞줄 정중앙에 자제가 자리를 잡았고, 왼쪽에 리설주 녀사가 앉았으며, 오른쪽에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 앉았는데, 바로 그 순간 세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열병식 광장에 도렬한 조선인민군 장병 10,000여 명이 일제히 우렁찬 목소리로 “김정은 결사옹위, 백두혈통 결사보위, 조국통일 만세!‘라는 구호를 외쳤다. 지난 시기 조선의 중요한 국가행사에서 조선인민군 장병들은 ”김정은 결사옹위!“라는 구호를 외쳤는데, 이번 열병식에서는 그 구호와 더불어 ”백두혈통 결사보위, 조국통일 만세“라는 새로운 구호를 외친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사회주의국가에서 사용되는 정치구호는 그 나라의 사회주의 집권당이 가장 중시하는 정치 과업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구호는 사회주의 집권당의 정치적 의사가 집약된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회주의 집권당인 조선로동당도 예외로 되지 않는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주체혁명 발전의 새로운 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혁명의 발전 방향을 가리키는 새로운 정치구호를 군대와 인민에게 제시해왔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 열병식에서 “김정은 결사옹위”라는 기존 구호에 더하여 “백두혈통 결사보위, 조국통일 만세”라는 새로운 구호가 등장한 것이 매우 의미심장한 변화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새로운 구호에 들어있는 ‘백두혈통’이라는 말은 김정은 총비서의 자제를 지칭한다. 백두혈통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면, 조선로동당의 지도사상인 김일성-김정일주의(주체사상)에 나오는 ‘주체의 혁명관’을 살펴보아야 한다.
‘주체의 혁명관’에서 말하는 백두혈통은 인체생물학적 혈연개념이 아니다. ‘주체의 혁명관’에 의하면, 백두혈통은 “항일혁명 투쟁시기 백두산에서 시작된 주체혁명 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하고 완성하는 사상정신적 결속”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만일 백두혈통이 끊어지면, 조선로동당은 자기의 주체혁명 위업을 계승 완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백두혈통을 보위하는 것은 수령을 옹위하는 것과 더불어 주체혁명의 존망 문제에 직결되는 가장 중대한 혁명과업인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열병식 광장에 운집한, 조선인민군을 대표하는 10,000여 명의 장병들은 “주체혁명 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 완성하는 사상정신적 결속”을 의미하는 백두혈통을 무장으로 결사보위한다는 새로운 구호를 외친 것이다.
최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고위 간부들과 조선인민군 고위지휘관들이 공식 석상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자제를 극진히 예우하는 것을 보면, 2022년 하반기 어느 날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중요 회의에서 그 자제가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공인된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공인된 것은 수령의 후계자로 추대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주체의 혁명관’을 알지 못하는 남측 전문가들은 백두혈통의 계승자와 주체혁명의 후계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김정은 총비서의 자제가 이번에 주체혁명의 후계자로 추대된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김정은 총비서의 자제는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공인된 것이지, 주체혁명의 후계자로 추대된 것이 아니다.
‘주체의 혁명관’에 의하면, 주체혁명의 수령은 백두혈통의 계승자를 주체혁명의 후계자로 육성하게 된다. 주체혁명의 수령은 백두혈통의 계승자를 주체혁명의 후계자로 육성하고, 더 나아가서 후계자의 영도체계를 세움으로써 후계 위업을 완성하게 된다. 백두혈통의 계승자가 주체혁명의 후계자로 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린다. 참고로 ‘주체의 혁명관’에서 말하는 후계자의 4대 징표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1) 주체혁명의 후계자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갖추어야 한다.
2) 주체혁명의 후계자는 수령의 혁명사상을 체현해야 한다.
3) 주체혁명의 후계자는 수령의 혁명령도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4) 주체혁명의 후계자는 특출한 인민성을 체현해야 한다.
위에 열거한 4대 징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제1징표는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실성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자제를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내세운 것은 그에게서 수령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제1징표를 확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김정은 총비서는 자제를 백두혈동의 계승자로 내세우지 않았을 것이다.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공인된 자제는 지금 10대 연령이므로, 다른 세 가지 징표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2022년 8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 토론자로 나선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2022년 7월 중에 악성 전염병에 감염되는 위기가 김정은 총비서에게 닥쳐왔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자제는 그처럼 엄중한 방역 위기 속에서 자기 건강을 돌보지 않는 헌신적이고 비범한 간호 활동으로 방역 위기에 처한 김정은 총비서의 신변안전을 지켜드림으로써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실성을 실천했기에 백두혈통의 계승자로 공인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백두혈통의 계승자를 공인하는 중대 과업이 군사 부문에서 시작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간고한 투쟁 속에서 혁명무력을 건설하고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사업을 제1중대사로 삼았던 선대 수령들의 혁명업적을 계승하여 백두혈통의 계승자를 공인하는 중대한 과업도 혁명무력을 강화하는 제1중대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엄청난 핵전투무력 보유한 조선인민군 전략군
2023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 후반부에 기계화 종대가 등장했다. 기계화 종대는 비핵무력(재래식 무력)을 시위한 3개 종대와 핵전투무력을 시위한 6개 종대로 구분되었다.
비핵무력을 시위한 3개 종대는 주력땅크 종대, 152mm 자행포 종대, 240mm 22관 방사포 종대로 구성되었다.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는 비핵무력을 시위한 7개 열병종대가 참가했었는데, 이번에는 3개만 참가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핵전투무력을 시위한 6개 열병종대가 참가했다.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는 핵전투무력을 시위한 14개 열병종대가 참가했었는데, 이번에는 6개만 참가했다. 핵전투무력을 시위한 열병종대가 지난해 열병식에 비해 크게 줄어든 대신에, 핵전투무력 중에서도 가장 위력적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이 이번에 강조되었다. 미국의 북침 전쟁 도발을 억제하는 최강의 핵억제력을 시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열병식에 참가한 2종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5,000km인 화성포-17형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사거리가 14,000km인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다.
화성포-17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 12대가 이번 열병식에 참가했다. 12대 중에서 11대는 열병 행진에 참가했고, 나머지 1대는 예비차량으로 후방에 대기했다.
그런데 이번 열병 행진에 참가한 11축22륜 발사대차 11대 중에서 숫자가 가장 낮은 차량번호는 321호였고, 숫자가 가장 높은 차량번호는 361호였다.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화성포-17형 11축22륜 발사대차는 4대였는데, 차량번호는 321호, 327호, 328호, 329호였다.
이번 열병식에 참가한 11축22륜 발사대차들에 새겨진 차량번호가 321호에서 361호까지 늘어난 것을 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운용하는 11축22륜 발사대차가 적어도 40대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자기들이 운용하는 11축22륜 발사대차를 전부 이번 열병식에 참가시킨 것은 아니므로, 11축22륜 발사대차는 총 50대로 추정된다. 또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자기들이 보유한 화성포-17형을 전부 발사대차에 탑재한 것이 아니라, 화성포-17형 10발을 예비로 비축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보유한 화성포-17형은 발사대차에 탑재한 40발과 예비로 비축한 20발을 합쳐 총 60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사거리가 15,000km인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60발이나 보유한 것은 조선의 전략핵무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열병 행진에 참가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는 5대였다. 발사대차들의 차량번호가 571호부터 575호까지이므로, 5대가 참가한 것이 분명하다.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장착된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은 140톤포스의 강한 출력을 내는 엄청난 로켓엔진이다. 미국이 자랑하는 미니트맨-3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장착된 로켓엔진은 80톤포스 출력밖에 내지 못하는데, 조선이 최근에 개발 완성한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은 무려 140톤포스의 출력을 낸다. 조선은 다른 나라들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 엄청나게 강한 출력을 내는 초특급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만들어냈다. 이런 사실만 봐도,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미국을 억제하는 압도적인 힘의 실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형 고체연료 로켓엔진은 2022년 12월 15일 평안북도 철산군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상분출시험을 처음 실시한 것이므로, 지난 2개월 동안 5대 정도 생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2023년 2월 현재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보유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총 5발로 추정된다. 물론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앞으로 더 많이 증산될 것이 분명하다.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화성-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는 4대였는데, 차량번호는 311호부터 314호까지였다. 그날 화성-15형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가 전부 열병식에 참가한 것은 아니므로, 화성-15형을 탑재한 9축18륜 발사대차는 총 20대로 추정된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20발을 실전 배치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물론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자기들이 보유한 화성-15형을 전부 발사대차에 탑재한 것이 아니라, 화성-15형 10발을 예비로 비축해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보유한 화성-15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총 30발로 추정된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을 살펴보면, 2023년 2월 현재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량은 다음과 같다.
화성-15형 30발
화성포-17형 60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 5발
총 95발
다른 핵강국들이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량과 비교하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95발이 엄청난 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그처럼 엄청난 양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했으므로, 그것을 보관하는 시설을 대폭 확장하지 않을 수 없다.
2022년 1월 10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2년 1월 5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자강도 전역을 ‘전략군 특구’로 지정하는 것과 함께 자강도 성간군, 전천군, 룡림군에 각종 전략미사일을 보관하는 대규모 지하 보관시설을 건설하라는 명령을 전략군에 하달했다고 한다. 자강도 성간군, 전천군, 룡림군에는 이미 미사일을 보관하는 지하 시설들이 있으므로, 기존 시설을 확장하는 공사만 하면 3개 군에 방대한 규모의 지하 요새를 건설할 수 있다고 한다.
2023년 1월 26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3년 1월 26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전략미사일을 탑재한 발사대차들이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지하 기동로를 자강도 우시군, 초산군, 고풍군에 건설하라는 명령을 전략군에 하달했다고 한다.
이번 열병식 녹화실황영상을 보면, 전략군 열병종대가 7개의 군기를 휘날리며 열병 행진에 나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녹화실황영상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전략군 군기들에 새겨진 조선인민군 제80훈련소, 조선인민군 제95훈련소라는 부대 명칭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5개의 군기들에도 훈련소라고 표시된 부대 명칭들이 새겨진 것이 확실한 데, 녹화 실황 영상에서 잘 보이지 않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전략군 군기에 새겨진 훈련소라는 부대 명칭은 여단을 뜻하는 것인가 아니면 사단을 뜻하는 것인가? 남측 국방부가 2020년 2월에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 의하면, 2019년 현재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에 13개 미사일여단이 편성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전략군은 이번 열병 행진에 7개 군기를 들고 참가했다. 만일 7개의 전략군 군기가 여단기라면, 13개 미사일여단이 3년 만에 7개 미사일여단으로 대폭 축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전략군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대폭 증대되었으므로, 13개 미사일여단이 3년 만에 7개로 축소되었을 리는 만무하다. 그러므로 7개의 전략군 군기에 새겨진 훈련소라는 부대 명칭은 미사일여단이 아니라 미사일사단을 뜻하는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미사일사단을 훈련소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에 7개 미사일사단이 편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13개 미사일여단이 지난 3년 동안 7개 미사일사단으로 증편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6탄 1성 1기 핵전투무력 구축과 우주전략부 창설
조선인민군의 핵전투무력은 6탄 1성 1기로 이루어진 8축 체계로 편성되었다. 8축 체계를 이루는 6탄 1성 1기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잠수함발사미사일, 변칙궤도비행미사일,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600mm 초대형 방사포, 군사정찰위성, 전략무인기다. 6탄 1성 1기 중에서 6탄과 1기는 이미 완성되었고, 지금은 1성(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이 완성단계에서 추진되는 중이다. 2022년 12월 19일 조선 국가우주개발국은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준비를 2023년 4월까지 끝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2년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제출된 보고에서 국가우주개발국은 “마감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군사정찰위성과 운반발사체 준비사업을 빈틈없이 내밀어 최단 기간 내에 첫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2022년 11월 7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국가핵전투무력을 무한대로, 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신 명령 ‘전략군 지휘부 부서 편제를 개편할 데 대하여’를 2022년 10월 중순에 하달했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의 핵전투무력을 ”무한대로 발전시킨다“고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무한대’는 무한대한 우주공간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은 2022년 10월부터 우주군사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추진하는 새로운 우주군사 전략의 중심부에는 군사정찰위성 체계가 있다. 위에서 인용한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최근 전략군사령부에 우주전략부를 신설했는데, 신설된 우주전략부는 ”향후 대량 배치될 군사정찰위성을 이용한 우주공간의 군사화 및 무기화와 전략적 운용지휘를 사명으로 하는 지휘부서“라고 한다. 이런 정황을 보면, 조선인민군이 창군 75년 만에 우주군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3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에 제191지휘정보려단이라는 명칭을 가진 여단급 부대가 자기의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제191지휘정보려단은 전략무인기를 운용하는 야전부대인 것으로 생각된다. 제191지휘정보려단이 운용하는 전략무인기는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에 타격좌표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줌으로써 그들의 정밀타격 능력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화력타격 부대들이 전시에 초정밀타격 수단을 사용하여 타격 대상을 외과수술식으로 순식간에 제거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안겨준다.
2023년 2월 10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열병식에 참가한 각급 부대 지휘관, 병사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날로 더욱 포악해지는 제국주의 폭제를 결단코 힘으로 제압평정해야“ 한다고 언명했다. 조선인민군이 6탄 1성 1기로 이루어진 막강한 핵전투무력 8축 체계 중에서 마지막 남은 군사정찰위성체계를 가동하고, 우주전략부와 제191지휘정보려단이 본격적인 작전을 벌이면, 조선인민군은 제국주의 폭제를 제압평정할 사상 최강의 힘을 완비하게 된다.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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