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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연곡 120 - 은하를 넘어(1)

호박꽃 속 벌에게 소식을 듣다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22/09/02 [10:05]

사랑연곡 120 - 은하를 넘어(1)

호박꽃 속 벌에게 소식을 듣다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2/09/02 [10:05]
사랑연곡 120 - 은하를 넘어(1)
 
 
 
호박꽃 속 벌에게 소식을 듣다
 
                                                   김문보
 
어린왕자는 언제나 호박꽃 속의 벌에게 아리(느티, 나둥댁) 안부를 물었습니다. 
해독과 포용과 광대함과 사랑의 용기를 지닌 호박꽃은 무던히도 벌들을 양육해이쪽 은하 저쪽 은하의 메신저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어느 날 왕자는 이상한 소식을 듣습니다. 
저쪽 은하 행성으로 보낸 자기 분신이 전사했다는 것과 그에 충격 받은 아리가석공에게 부탁하여 불탑 속에 잠들길 원
한다는 것입니다. 
 
왕자는 즉시 분신을 떼내느라 상한 본신을 수습하여 직접 여행에 나섰습니다. 
10만 광년 거리를 천년으로 단축하여 수행하는 우주여행이었습니다.
 
                          *
아득한 옛날, 버들강아지 은하의 행성에서 아리는 불의한 꽝철이와 싸우다가 은하 너머 지구행성으로 유배 되었습니다. 꽝철이의 거짓과 위선, 횡포를 보다 못한 그녀가 소금에 구워 먹겠다고 경고한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반듯하며 정의로운 그녀는 이 일로 잘못된 것을 보고 참지 못하는 까칠미녀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조작과 억지, 술수에 능한 꽝철이는 아리의 저항을 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은 왕자와 갈라놓는 것이었습니다. 우유부단한 행성 왕은 무슨 생각인지 꽝철이 참소가 공정과 상식을 크게 벗어났음에도 보고만 있으면서 방치했습니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시냇가에 버들갱지 느티나무가 숲을 이룬 행성은 큰 슬픔과 고통에 잠겼습니다.
어린왕자와 아리공주의 사랑은 행성전역을 맑은 시내와 아름다운 숲으로 수놓은 원천이었지만, 그 원천이 말라가는 사달이 나게 된 것입니다.
 
그들 사랑이 끊어지는 날은 행성이 위험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왕자는 애통하고 분하여 자기 분신을 잘라 지구로 함께 보냈습니다. 한시라도 사랑을 않으면 행성은 물론 은하와 우주 전체가 말라가는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필사적으로 그 같은 사태를 막아야 했습니다.
 
버들강아지 은하와 지구행성 은하는 뫼비우스 띠처럼 앞면과 뒷면으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꼬인 면을 따라가면 비교적 쉽게 당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거리는 10만 광년을 넘었습니다.
 
왕자의 분신은 행성과 은하와 우주의 사활이 걸린 사랑을 지키기 위해 머나먼 광년넘어 신라땅 보현산 아래 바걸재 목동으로정착했습니다. 신분은 왕자였지만, 유배길생계는 농사와 목축을 해야 했으므로 그것이 직업이 되었습니다. 
 
아리는 버들강아지 은하에서 물의 여신이었으므로, 목동이 목을 축이도록 바걸재 샘각시로 자리 잡았습니다. 둘은 유배지에서도 행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버들강아지 은하에서와 마찬가지로 서로를 왕자와 별각시라 부르며 은하와 행성에 물을 대는 사랑의 샘을 지켜 내었습니다.
 
왕자는 정착지인 바걸재를 큰 소가 이끄는 신라 대로로 만들기도 했고, 아리는 바걸재 강변을 자애로운 물길로 만들어 느티나무버드나무 숲길이 50리나 잇도록 했습니다. 이는 온갖 생명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어 그들이 꿈꾸는 이상적 행성과 은하의 축소판 모습을 띄었습니다.
 
백성들은 왕자와 아리의 사랑을 노래로 지어 불렀고, 바걸재의 아름다움도 노래했습니다.
 
              "물 주소 물 주소 샘각시 물 주소.
               뚫으소 뚫으소 물구멍만 뚫으소."
 
               "외바걸 두레바걸 바걸재 10리길.
                새벌아씨도 예와서 바걸재 오리장
                숲 구경하고 죽으면 여한이 없겠네"
 
                         *
문제는 이 광경을 버들강아지 은하에서 꽝철이가 지켜보게 된 것입니다.
꽝철이는 그 습성대로 심술이 나 견딜 수 없었습니다. 원래 이무기 출신인 꽝철이는 용이 되고 싶었지만 될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따라서 용처럼 보이려고 온갖 속임수, 조작과 거짓, 위선, 뒷통수(배신) 때리기가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그의 그런 모습을 보고, 행성의 어리석은 식구들은 도의와 의리심을 헌 신짝처럼 버리는 풍토에 젖어 갔습니다. 다들 그리 해서라도 출세하고 권력과 돈만 잡으면 장땡이라는 풍조가 만연했습니다. 행성은 정글법칙이 지배하는 지옥으로 변하고 오염이 심해져 갔습니다.
 
꽝철이는 또 본래 물 속의 이무기였지만, 자기를 용으로 끝까지 만들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품었습니다. 물을 경멸하고 
비가 오는 것도 아주 싫어했습니다. 그는 은하와 행성을 사시사철 물댄 동산으로 만드는 일을 하는 왕자와 아리를 그냥 둘 수 없었습니다. 
 
더러운 물과 오염된 풍토, 비정함과 메마른 가운데서만 힘을 쓸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꽝철이는 때로 변덕을 부려 비를 갈구하는 민생들을 골탕먹이기도 했습니다. 일부러 홍수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온갖 못된 짓을 골라서 했습니다.
 
꽝철이의 권능과 혓바닥은 에덴의 이브를 꼬셔낸 사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법을 지 맘대로 운용하는 검까지 차고 있어 영악한 기레기, 우매한 민생들과 재벌들이 곧잘 손을 잡았습니다. 그의 혀는 
늘 공정과 상식, 법치를 말했지만 언제나 자기 편과 재벌들과 기득권자들을 위한 거짓과 사기일 뿐이었습니다.
 
꽝철이의 특징 중 또 하나가 남을 갈라치고 이간질 하거나 부화뇌동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행성의 패권을 추구하는 제국주의자들의 버릇으로파시즘이라 하기도 했습니다. 못된 것은 다 배운 그는 왕자와 아리를 기어이 갈라 놓으려 파시즘을 무기로 사용했습니다.
 
어리석은 자들은 어디에나 있어 유배지 지구에서도 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교묘한 꽝철이는 그 틈을 이용, 왕자와 아리가 유배 중인 신라의 이웃 중화제국을 추동하여 신라로 쳐들어 가게 했습니
다. 치열한 전쟁통에 화랑으로 나선 왕자의 분신을 전사하게 한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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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바걸 : 바깥쪽 바걸재 
# 두레바걸 : 안쪽 바걸재
# 새벌아씨 : 서라벌 아씨
# 오리장숲 : 버드나무와 느티나무 등 
괴목의 숲이 40리에 이어지는 자연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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