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성격과 임무(2)

하나의 본질에 두 개의 현상!!

국가보안법을 만들어내고 유지하고 있는 세력은 제국주의세력이 아니라 남측의 반통일, 반민중 세력이다. 그러므로 남측진보진영이 남측의 반통일, 반민중 세력을 힘으로 제압하기 전에는 국가보안법체제가 남북(북남)관계의 변화추세에 따라 어느 정도 완화•개편은 될지언정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6.15-4.27 평양공동선언 이후에 그 선언과 전적으로 모순되는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는 구호를 대중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강력한 정치투쟁을 벌이는 문제는 남측진보진영의 고유한 몫으로 남겨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철폐투쟁은 반미자주화투쟁과 달리 북측의 혁명역량이 주도하고 우리 진보진영이 방조하는 투쟁이 아니라, 반대로 진보진영이 주도하고 북측의 혁명역량이 방조하는 투쟁이다.

하나의 혁명, 하나의 주체, 두 개의 역량, 두 개의 역할이다. 조선혁명은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으로 하나이며 조선혁명의 주체는 전체조선민중으로 하나이며 전체조선민중은 주도역량과 방조역량으로 둘이며 역할도 주도역할과 방조역할로 둘이다. 하나의 주체가 두 개의 역량으로 구별되는 것은 하나의 주체 안에 두 개의 다른 역할을 분담하는 지위상, 역량상 차이가 있는 두 개의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주체가 두 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므로 두 개의 역량은 구별되지만 분리되지는 않는다.

혁명운동과 통일운동의 주도역량은 동일하다.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주도역량은 조선노동당과 전위조직의 반제혁명역량이며 조국통일운동의 주도역량은 조선노동당과 전위조직의 조국통일역량이다. 각각 반제혁명역량과 조국통일역량으로 구별은 되나 본질상 같다. 반제혁명운동을 전개하는 조선노동당, 전위조직과 조국통일운동을 전개하는 조선노동당, 전위조직이 같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하나의 본질에 두 개의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혁명운동과 통일운동의 방조역량도 결국 동일하다.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방조역량은 전국적 범위에서 자주, 민주, 통일의 기치아래 결집한 통일전선의 자주적 민주역량이며 조국통일운동의 방조역량은 전국적 범위에서 결집한 통일전선의 통일애국역량이다. 자주적 민주역량의 통일전선과 통일애국역량의 통일전선은 결국 하나의 통일전선으로 통합되어야 하고 또 통합될 것이다. 결국 두 통일전선의 구별은 본질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의 통일전선으로 통합되기 이전에 과도적으로 구별되는 것에 불과하다. 역시 본질은 하나인데 현상만 다를 뿐인 것이다.

                                                                                                  서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