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편지 김문보의 사랑연곡
전쟁과 평화
나는 잠들고 그대는 '퓨리' 영화를 봤어요
전쟁 통에 우리 사랑했어요 만나기로 약속은 안했지만 나의 전장에 그대 뽈쑥 나타났어요
전차 사이 헤집고 그대, 까만 원피스 입고 나왔어요 기겁한 나는 그대 지키려 무작정 안았어요
군인들이 보거나 말거나, 사람들 많은 곳에서
내 손엔 무기가 없었어요 재체기가 나왔어요 "에에취~"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온 곳을 알 수 없는 환상의 장면
고요한 가운데 나는 뒤에서 그대 안아 주었어요 살짝 끌어당겼어요 내 무릎에 그대, 주저없이 앉았어요
왜 왔느냐, 묻지 않았어요 그대 머리카락 쑥내음만 은은하여 고향 밭둑에 들풀내음 풀잎내음 도둑같이 내 코끝 간질렀어요
전쟁과 평화의 밤이었어요 지옥과 천국의 밤이었어요 집에 가고 싶던 밤이었어요
전쟁 중이지만 그대 행복하기만 바란 밤이었어요
2023. 6. 17 김문보
------------------------------------------------- # 전쟁 중입니다.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일입니다. 종전협정 평화협정은 아득하고 꽝철이 설쳐대는 밤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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