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는 이제 3세계 국가들의 리더로 자리 잡고자 하고 있다. 인도의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세는 이러한 목표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의 리더십을 탈환하고자 한다. [사진=픽사베이]

 

인도의 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신흥 경제국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 내면에는 구조적 문제와 심각한 도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아다니 그룹과 힌덴버그 리서치 간의 충돌은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아다니 그룹은 가족 기업 중심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인도 경제에서 전반적으로 관찰되는 특징이다. 그러나 이 구조는 자칫하면 경제적 투명성을 저해하고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강화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는 아다니 그룹의 재무 구조와 주가 조작, 분식 회계 의혹 등을 제기하며, 기업 경영의 불투명성을 조명했다. 이로 인해 아다니 그룹의 주가는 급락했으며, 인도의 주요 주가지수도 하락하는 등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었다. 특히, 아다니 그룹의 창업자 재산이 수십 조 원 감소하며 글로벌 순위에서 하락하는 상황은 가족 기업 구조가 가지는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 인도증권거래소(Indian Stock Exchange)는 인도의 주요 증권 거래소로, 인도에서의 주식 및 기타 금융 자산 거래를 위한 중요한 중심지입니다. 인도에는 두 가지 주요 증권 거래소가 있습니다

 

인도의 가족 기업 형태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요인에서 기인한다. 인도에서는 가족 간의 신뢰가 사회 전반의 신뢰 구조를 대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기업 운영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며, 국가 역시 가족 기업을 선호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전화 한 통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과 비밀 유지의 용이함은 가족 기업 구조를 유지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경쟁을 저해하고, 특정 기업에 유리한 입찰 조건을 제공하며, 경제 전반의 공정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 아다니 그룹의 사례는 이러한 가족 기업 구조가 얼마나 경제적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도의 정치적 상황 또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모디 총리를 중심으로 한 집권당 BJP는 강력한 애국주의와 국뽕 정치로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이는 문제의 본질을 가리거나 경제적 한계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국뽕 정치는 단기적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는 데 효과적일 수 있으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국뽕 경제는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면서도 이익을 얻고 떠나려는 외국 자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인도의 식민지 역사와 관련된 정서적 요소가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공개 이후, 아다니 그룹은 413쪽 분량의 대응 문서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 문서의 대부분은 그룹의 성과와 인도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으며, 힌덴버그 리서치가 제기한 구체적인 의혹에 대한 답변은 12~16페이지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대응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아다니 그룹의 주가는 급락하였고, 시가총액은 약 83조 원이 증발하였습니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공개 이후, 아다니 그룹은 대응 문서를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반박보다는 자사 홍보와 긍정적인 주장에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아다니 그룹의 신뢰도는 크게 흔들렸으며, 인도 금융당국과 중앙은행이 조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가 저하되며, 회사채 거래 중단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인도 경제가 외국 자본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인도의 증시 구조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봄베이 증시와 국가 증권 거래소(NSE)라는 두 개의 주요 증시가 존재하지만, NSE가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경제 활동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아다니 그룹과 같은 가족 기업의 지배적인 구조는 증시의 신뢰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인도 증시에서 상장 기업의 상당수는 가족 기업이며, 이들 기업의 주식 지분은 내부에서 유지되고 외부 거래는 제한적이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제적 불균형은 인도의 또 다른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인도의 인구는 14억 2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16억 7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인구 증가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인도는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제조 기반이 취약하며, 이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사대 보험에 가입된 노동자가 거의 없어 세수 부족이 심화되고, 이는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을 형성한다. 무역 적자가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환 보유고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인도의 사법 시스템은 경제 발전의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약 5천만 건의 재판이 밀려 있으며, 이를 모두 해결하는 데 약 324년이 걸릴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러한 사법부의 비효율성은 경제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며, 사업 환경을 악화시킨다. 재판 지연은 민사 및 형사 사건 모두에서 심각한 문제로, 이는 경제적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디 정부는 인도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다니 그룹과 같은 대기업의 문제는 단순히 특정 기업의 위기를 넘어 인도의 경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도는 국뽕 정치를 통해 대중의 지지를 얻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경제적 기반 없이 애국심에 의존하는 정치적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인도의 미래는 가족 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 국뽕 정치, 인프라 부족, 사법 시스템의 비효율성 등 여러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달려 있다. 경제적 불균형을 극복하고 외국 자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며, 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를 확립하지 못한다면, 인도는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도가 당면한 도전 과제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 사회적 구조의 재편을 요구하고 있다.

원본 기사 보기: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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