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굴리기 김 명 혜 재일동포시인
세월은 흘러 휴교후 십년이 지난 운동장에서 원아들의 웃음소리 들려온다 환하게 빛나는 그 얼굴들에 내 가슴 자꾸만 덩더쿵
휴교되여 찾아간 그날그때엔 텅 빈 운동장에 키큰 나무 한그루뿐 오늘은 운동장 달리는 네명의 원아들을 지켜보는듯 큰 나무도 나라현 동포들과 함께 응원하네
원아들과 승부를 겨루다가 기세차게 달려가 얼결에 넘어진 조청형님 《앞질러 달려라!》는 젊은 엄마 웨침소리에 여기서도 와하하! 저기서도 어허허! 웃음이 넘쳐나는 유치원운동회
허리 아프다고 하시던 동수할아버지 《땅!》하고 총소리 울리니 손자손을 맨 먼저 잡고 앞장서 공굴리며 달려가시네
그 뒤를 따라 아빠, 엄마들도 달리며 자식들과 힘모아 공을 굴리여라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향하여
굴러간다 굴러간다 갈 길 순탄치 않아도 세대를 이어 손잡고 넘어간다 나라조선유치원에 영원히 웃음소리 넘쳐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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