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시】 할아버지의 리코더소리 허옥녀
오사까부청앞 《화요일행동》에서 리코더를 연주하는 할아버지
7살때
소학교에서 배웠다는 리코더를
70년이 지나서야
손에 드신 우리 할아버지
50여년동안 가족 위해
뼈빠지게 일하다 퇴직하시여
편히 앉아계셔도 욕할 사람 없는데
부청앞에서 열심히 붑니다 리코더를
우리 학교에 다니는 저희들
마음놓고 배우지 못하게 하니
어찌 가만히 앉아만 있겠느냐고
백발머리에 모자 쓰고 나서십니다
남들앞에 나서기가 질색이시던분이
《화요일벤드》의 가장 뒤자리에서
남은 힘 다하여 리코더를 부십니다
악기소리 하나는 비록 작아도
날로 불어나는 벗들과 어울려
커져가는 할아버지의 리코더소리
우리 학교 지켜가자 울려퍼집니다
-《화요일행동》에 참가한 손녀가-
2024년 03월 12일 《조선신보》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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