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볼턴의 하노이 훼방, 日과 공유하고 있었다"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0/06/25 [03:50]

▲ 23일 판매가 시작된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냈던 존 볼턴의 회고록은 출판 자체가 부적절하며 편견으로 가득차 있다.  

 

 

미국의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존 볼턴의 회고록이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로 오르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일부 집무경력을 가진 민주당 홍익표의원은 존 볼턴의 회고록 출판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며, 개관성이 결여된 편견투성이의 책이고, 미국의 민감한 여러 외교안보에 부담을 주게 될것이라고 지적했다. 

 

첫째 백악관은 물론, 전세계의 직장에는 ‘기밀유지협약(Non Disclosure Agreement)’이 있다. 자신이 보필하던 트럼프대통령의 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 안보담당 참모가 폭로성 책을 낸다는 것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둘째 회고록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기억에 의거한 것이지만 그 회고록이 사실에 부합하려면 다른 사람의 기억과 크로스체크하며 객관성을 높여야 하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편견으로 점철돼 있다. 

 

셋째 트럼프대통령에 대한 저주와 분노가 깔려있는 폭로는 한미관계, 남북관계, 미중관계 등 아직 진행 중인 미국의 민감한 외교안보 전략과 정책에 매우 부담을 주는 부적절한 조치다. 

 

홍의원은 한국과 관련된 대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첫째 볼턴의 책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대해 인종차별적이고 노골적인 비하, 모독적인 무시로 가득하다. 단지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춤판(판당고)’, ‘조현병’ 등의 거친 표현들을 썼는데 과연 유럽의 정상들에게도 그런 식의 막말을 썼을까, 의문이라는 것이다. 

 

볼턴은 판문점 회동 때 문재인 대통령이 낄 자리가 아닌데 끼려고 했다, 한국 정부의 제안이 매우 비현실적이다 라며 문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결과를 만들어 보이려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물론 정치인과 정부는 국민의 표를 의식해 보여지는 이미지에 신경을 쓰지만 한국의 경우 대북문제는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이 달려 있는 사안이라 단순히 보여주기식 쇼를 할 수 없음에도 볼턴은 이런 이해 없이 편견과 왜곡투성이의 사견만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진정성 없이 재선을 위해 전략적 고리 없이 마음대로 북측과의 협의를 시도했다고 평가하면서 “트럼프가 바보짓 한다.”, “문재인대통령이 허무맹랑하게 자기 얘기만 트럼프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등 자기 주관과 편견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 사례를 들던가, 과학적 수치를 대던가 해야 할텐데 미국의 안보보좌관이라는 고위직 참모를 지낸 자의 저서라고 하기에는 문장표현과 글의 전개방식이 수준이하라고 홍의원은 평가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밝혀진 것은 볼턴이 한반도문제 특히 대북문제에 대해 처음부터 뿌리 깊은 불신을 가지고 적대정책을 주장해왔다는 것이다. 

 

볼턴은 2018년 4월 9일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서의 공식 업무를 시작한 이후 모든 남북관계에 대해 ‘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 입장만 계속 강조했다. 싱가포르회담에 대해서도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하노이회담은 어떻게든 훼방을 놓아 막으려 했었다. 

 

회고록에는 하노이회담 직전 볼턴이 얼마나 회담을 결렬시키려 애썼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다. 볼턴은 계속해서 ‘국무부가 뭔가에 씌인 것처럼 바보 같은 짓을 하려 한다’는 불만을 토로하며 펜스부통령과 멜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회담을 결렬시켜야 한다는 얘기를 계속해서 전달했었다고 털어놨다. 

 

볼턴은 하노이에서 트럼프대통령이 예기치 않게 북에게 양보하는 걸 막기 위해 과거 레이건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영상을 보여줬다고 한다. “그 영상을 본 트럼프대통령이 ‘나도 회담장을 걸어 나올 수 있다’고 말해 안도했다.”는 구절을 보면 볼턴이 얼마나 북미회담 방해에 사활을 걸었는지 알 수 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대통령은 빅딜, 스몰딜, 노딜 등 3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갔다고 한다. 즉 트럼프대통령과 미국 참모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던 것이다. 

 

그런데 참모 중 계속해서 노딜을 주장하고 노딜을 위해 공작했던 이가 바로 볼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에서 예정에 없이 볼턴을 끌어들였다. 북조선 외교전문가들도 볼턴이 회장장에 들어갈 때부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리비아식 해법이 아니라면 무조건 회담장에서 걸어 나오는 것이 최상이라고 판단했던 볼턴은 최종 노딜에 대해 ‘자기 입장이 관철돼 다행’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왜 김정은위원장이 일본으로부터 회담이 결렬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도 웃으면서 하노이 회담장까지 갔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아직 최종 결정은 열린 상태였고 빅딜의 가능성 역시 높았기 때문이다. 

 

당시 북에게는 두 가지 정보가 다 들어와 있었다고 한다. 하노이회담 직전, 일본 측은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포함해 미국이 하노이 회담을 결렬시킬 것이라는 정보를 북에 전달됐고 한국 정부는 현장 실무자들로부터 분위기가 좋다는 얘기와 함께 미국이 긍정적 제안을 할 것이며 나쁘지 않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전달했다. 실제 회담에 관해 두 가지 옵션이 있었고 북쪽에도 그 두 가지 옵션에 대한 시그널이 간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회담결렬이었다. 미국이 하노이회담에서 어떻게 나올지에 관한 정보가 한미간에 잘 공유되지 않았고 한국이 잘 몰랐다는 면에서 북조선은 미국 정부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정보력을 의심하게 되고 대미 문제에 관해 이젠 한국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었을 것이다. 왜 그때 정확한 정보를 우리에게 주지 않았는가, 그리고 한국이 미국 정부를 설득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이 두 가지에 대해 북측이 한국에 불만을 가졌던 것 같고, 그 불만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원인 중 하나라고 홍의원은 볼턴의 자서전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하노이회담 결렬의 이유가 남측의 정보력부재라기보다는 회담 마지막 순간까지 볼턴이 일본과 같은 입장을 고수하며 훼방을 놓았고 트럼프를 강하게 설득했다는 점, 그리고 볼턴이 일본 아베 정부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이렇게까지 같은 의견을 가졌고 이를 일본과만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공유해왔던 것이 노딜의 핵심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리 박승원/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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