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민속명절의 형성과 특징에 대한 연구 (2)
조선에서 민속명절은 신석기시대에 기본적으로 마련된 사회력사적조건들에 기초하여 고대에 형성되였다. 조선민속명절이 고대에 형성되였다는것은 무엇보다먼저 조선력사의 전기간 전통적으로 계승되여온 명절들이 고대의 명절풍습에 그 기원을 두고있다는것을 통하여 알수 있다. 조선에서 전통적으로 맞이하여오는 명절날의 의례, 명절음식과 민속놀이를 비롯한 명절풍습내용들이 조선의 고대국가들인 고조선, 부여, 구려, 진국의 명절행사들에서 진행된것은 고대에 민속명절이 하나의 민족적풍습으로 형성되였다는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하여 옛 문헌기록들에서는 고조선의 예지방에서는 해마다 10월에 하늘에 제사지내면서 밤낮으로 먹고마시는데 이날을 무천이라고 한다고 하였으며 부여에는 정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국중대회때 련일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영고라는 명절이 있었고 진국에서도 5월과 10월에 귀신에 대한 제사를 지내면서 밤낮으로 먹고 마시며 즐기는 명절이 있었다고 전하고있다. 고대에 진행된 이러한 명절풍습의 대부분 내용들은 그 이후 조선민족의 발전력사에서 전통적으로 계승발전되여왔다. 조선의 중세 삼국시기에는 고대의 명절을 계승발전시켜 설명절, 정월대보름, 3월삼질, 6월류두, 7월칠석, 8월추석 등을 명절로 맞이하였으며 고려시기에는 설명절, 정월대보름, 3월삼질, 8월추석, 동지, 팔관, 중구를, 조선봉건왕조시기에는 설명절, 정월대보름, 추석, 동지 등을 전통적인 민속명절로 맞이하였고 그 의례와 명절음식, 민속놀이들이 해당 명절의 특성을 반영하면서 계승되여왔다. 이것은 조선에서 계승발전되여온 민속명절의 시초는 고대에 형성되고 맞이하여온 명절에 근원을 두고있었다는것을 말해준다. 조선민속명절이 고대에 형성되였다는것은 다음으로 고대조선민족이 세운 국가들인 고조선, 부여, 구려, 진국에서 진행한 명절의례와 내용들이 모두 공통적인 내용과 형식을 갖추고 진행된데서 찾아볼수 있다. 고조선, 부여, 진국에는 각기 1년에 한두번 한곳에 모여 하늘제사를 지내며 함께 즐기는 명절행사가 있었는데 이것을 고조선에서는 무천, 부여에서는 영고 등으로 불리웠다. 무천, 영고와 같은 의례행사는 행사의 기본대상이 하늘이라는 점에서 공통성을 가지고있다. 기록에 의하면 고조선의 예지방에서는 해마다 10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며 부여에서는 정월에 하늘제사를 지냈다고 하였다. 그리고 진국의 마한에서는 제관인 《천군》의 주관밑에 10월에 한 장소에 모여 귀신에게 제사지내고 함께 즐긴다고 하였다. 이 기록에 마한사람들의 명절의례대상을 막연하게 귀신이라고 기록하였는데 제관인 《천군》이 하늘신제사를 주관하였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귀신은 곧 하늘신이였을것이라고 보아진다. 이렇게 놓고볼 때 고조선, 부여, 진국의 명절행사는 다같이 하늘신을 위하는 공통사가 기본생업으로 되고있었던것과 관련된다. 다른 한편 하늘신숭배에는 당시 사람들의 조상숭배관념이 일정하게 반영되여있었다. 조선옛류형사람의 후손들인 고대조선민족은 해(태양)신을 주되는 신으로 숭배하였으며 자신들을 하늘신의 후손으로 자처하여왔다. 조선옛류형사람들과 그들의 후손들에 대하여 전한 옛 기록들에는 부루, 불, 발, 박이란 명칭이 보인다. 여기서 부루, 불, 발, 박은 다같이 밝음, 광명의 뜻을 나타내는 옛 조선말들이며 불, 발, 박의 시초조선말은 부루였다. 이러한 명칭들은 당시 조선사람들속에서 성행한 태양신숭배관념으로부터 밝음, 광명을 주는 해(태양)신의 후손으로 자신들을 불러온 명칭이였을것으로 인정된다. 옛날 조선사람들은 해(태양)신을 주되는 신으로 숭배하였으며 그때문에 고조선이나 부여, 고구려, 신라, 가야 등 나라들의 건국시조들은 하늘신의 아들이나 후손으로 건국신화들에 전해지고있는것이다. 고조선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서 건국자 단군의 아버지 환웅과 할아버지 환인은 다 하늘신으로, 단군은 하늘신의 후손으로 묘사되여있는것은 이것을 잘 보여준다. 고대부여의 건국신화에도 부여의 건국자 동명은 탁리국왕의 몸종이였던 그의 어머니가 하늘에서 내려온 닭알만 한 기운을 몸에 받아 태여난 하늘신의 후손으로 묘사되고있다. 삼국시기 고구려의 시조 동명성왕도 어떤 개별적인 사람의 이름을 나타내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신성한 존재를 의미하는 명사였다. 이렇게 놓고볼 때 동명이란 칭호는 고대조선사람들이 천신숭배관념으로부터 출발하여 건국시조를 신성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붙인 존호이며 동명의 의미는 하늘이 낸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고대조선민족이 자신들을 하늘신을 조상으로 하는 하늘신의 후손이라고 생각하였으며 따라서 고대국가들의 명절행사에서 기본대상으로 된 하늘신제사에는 생산활동에서의 성과에 대한 기대뿐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조상에 대한 숭배의식이 포함되여있었다고 볼수 있다. 이처럼 조선의 고대국가들에서 진행된 명절행사의 의례와 내용들은 모두 공통적인 성격을 띠고있었으며 이 시기 조선민족의 민속명절은 하나의 풍습으로 전통화되여있었다. 조선민속명절이 고대시기에 형성되였다는것은 다음으로 명절의 풍습내용들이 모두 생산활동과 명절의 의미를 더해주는 음식과 놀이들로 일관되여있는것을 통해 알수 있다. 우리 민족의 고대국가들인 고조선, 부여, 구려, 진국에서 맞이한 명절들은 농업생산활동과 관련되여 해마다 영농공정에 알맞게 정해져있었으며 그에 맞는 의례행사들로 일관되여있었다. 고조선의 예지방에서는 해마다 가을걷이를 마감짓는 10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며 부여에서는 음력 12월에, 진국의 마한에서는 씨뿌리기가 끝난 5월과 가을걷이가 끝난 10월에 하늘신제사를 비롯한 명절의례행사들을 진행하였다. 여기에서 보여주는바와 같이 5월은 파종을 끝낸 후이며 10월은 가을걷이가 끝난 후, 12월은 탈곡이 끝난 후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로서 고대국가들의 명절행사가 진행된 5월, 10월, 12월은 다 농업생산의 주요한 계기들이였다. 고대사람들은 이러한 주요계기들마다에 농업과 깊은 관련이 있는 하늘신에 대한 제사를 진행함으로써 농업생산에서의 풍작을 기대하였으며 그것이 하나의 의례적인 명절풍습으로 정해지게 하였던것이다. 명절을 맞으며 고대국가들에서는 의례적인 행사와 함께 명절의 성격에 맞는 음식과 흥겨운 민속놀이들로 명절을 더욱 즐겁게 하였다. 고조선, 부여, 진국의 명절행사들에서 다같이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풍습은 명절놀이의 일단을 보여주고있는것이다. 이에 대하여 옛 문헌기록들에서는 고조선과 부여, 진국에서 명절을 맞으며 여러날에 걸쳐 음식을 차려놓고 마시고 먹으며 즐겼다고 전하고있는데 이것은 고대시기 명절을 맞으며 명절에 맞는 특별한 음식들을 차려놓고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는것을 보여준다. 이날에는 흥겨운 민속놀이도 진행되였다. 고대시기 명절놀이는 가무형태로 진행되였는데 고조선에서는 10월 하늘제사때에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으며 부여에서는 하늘제사를 지내는 국중대회에서 노래와 춤판을 벌리였다. 진국에서도 해마다 5월 하순 씨뿌리기가 끝나면 귀신제사를 지내고 여럿이 한데 모여 노래부르고 춤추며 즐기였는데 그 춤에 대하여서는 수십명이 함께 일어서서 서로 뒤따르면서 추는데 손발의 움직임이 잘 조화되였다고 전하고있다. 이것은 고대의 명절행사에서 진행된 가무놀이가 많은 인원이 참가한 놀이였으며 그 째임과 형상이 높은 수준에 있었다는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조선의 고대국가들에서는 명절의례, 명절음식, 명절놀이와 같은 명절풍습이 공통적인 내용을 담고 진행되였으며 이것은 조선에서 민속명절의 형성이 고대에 이루어졌다는것을 잘 보여준다. (계속) 김일성종합대학 박사 부교수 조광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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