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 미사일 배치 반대는 미국에게 울리는 경종
일러스트: 첸 시아/GT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제안으로 팔라우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9월 대통령이 미국에 패트리어트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영구 배치를 요청한 서태평양 지역의 레이더(over-the-horizontal radar) 시스템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11월 말 팔라우 상원이 배치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호주 ABC방송은 이에 대해 "의회 참가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고 보도했다
팔라우는 필리핀과 괌 사이에 위치한 미크로네시아 3개국 중 하나로 미국과 자유연합협정(COFA)을 체결했다. 이 조약에 따르면 미국은 3개국의 영토에 대한 군사적 접근을 대가로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다.
미군은 수년 전부터 팔라우 섬을 미군이 팔라우에서 처음으로 패트리어트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밸리언트 실드 2022' 등 각종 군사훈련에 활용해 왔다.
피지 소재 랴오청대 태평양도서연구센터의 양훙롄(Yang Honglian) 선임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팔라우는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주둔을 유지하는데 전략적으로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전시에 미국이 첫 번째 섬 사슬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다면 팔라우와 같은 태평양 도서 국가들을 지원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Song Zhongping)에 따르면, 패트리어트의 팔라우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 가능성에 대비한 미국의 전 세계 탄도미사일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인 이곳의 대륙을 향한 레이더 시스템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팔라우 내 일각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 같은 반대가 중국의 개입 가능성으로 이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특히 양국 외교 관계가 없고 태평양 섬 국가에서 미국의 우세한 입지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이 팔라우 내정에 간섭할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사실 팔라우의 지역적 반대가 부분적이든 아니든 중국의 간섭의 결과라고 가정하는 사람들은 개발과 평화에 대한 팔라우 사람들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였던 팔라우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배치할 경우 강대국의 분쟁이나 심지어 전쟁의 최전선이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팔라우 상원이 반대하는 것은 국가의 국익과 주권 및 독립을 지키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현재 태평양 도서 국가들의 주요 관심사는 기후변화와 경제발전이다. 이들 국가는 공동의 이해관계에 기초한 시급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실질적인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위협"은 경제발전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태평양 도서 국가들의 시장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신뢰도는 흔들리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COFA 3개국에 대한 경제 지원을 위해 향후 20년간 70억 달러 이상을 추구하고 있지만, 새로운 거래는 여전히 미국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팔라우에 미사일 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COFA 3개국을 남반구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축이자 남중국해의 군사적 발판으로 간주하는 미국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들 국가는 미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는 노력에 있어서 체스의 조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COFA 국가들과의 상호 이익을 위한 협력에 관심이 없고 자국의 안보가 그들의 안보보다 우선하기를 원한다.
상하이 동중국사범대 호주학과 첸 홍(Chen Hong) 교수는 사실 대부분 태평양 섬나라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미국의 진정한 의도를 점점 더 깨닫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들 중 누구도 미국에 의해 조종당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들이 더 많은 자치권을 행사하기 위해 감히 미국에 '아니오'라고 말할 상황이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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