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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가을이 익어간다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23/09/25 [13:29]

【추석특집】 가을이 익어간다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3/09/25 [13:29]
 

                                                【추석특집】 가을이 익어간다

 



국민학교 시절

학교가 끝나면 산에 땔감을 구하러 갔다.

 

솔잎 떨어진 걸 갈퀴로 긁어모아 밥지을 때 땔감으로 사용했다. 솔잎은 송진때문에 깊고 은은하게 오랫동안 타는 성질이 있어 땔감으론 최고였다.

 

가끔 나무하던 중에 도라지나 더덕도 저녁밥상을 위해 좋은 메뉴가 되기도 했다. 산도라지의 쫄깃한 맛과 진한 향은 재배하는 집도라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우리집에 tv가 동네 최초로 들어오던 날,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뉴스에 나왔고 그때 연탄이 어떻게 생겼는지 처음알았다. 78년쯤으로 기억한다.

 

그때 시골마을은 모두 아궁이로 불을 지피고 방을 데우고 밥을 지었다.

 

도시 출신 친구들과 옛이야기 하다보면 도농간의 괴리가 참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은 나에게 일제 때 사람이라고 놀리곤 한다.

 

그도 그럴것 우리 동네엔 84년도에 도로포장이 이루어졌고 버스도 하루 5번 정도였다.

 

가을이 익어간다.

추석보다 며칠 앞선 추석으로 고향을 찾아왔다.

 

잘익은 것보다 가을이 살짝 묻어있는 대추가 굵고 토실한 알밤보다 설익은 풋밤이 날것으로 먹기에 더 맛있는 법이다. 어린 시절 juicy한 느낌의 가을이 주는 최고의 간식이었다.

 

연로하고 병약하신 엄마는 형제중 가장 똘끼많은 나 때문에 지금도 걱정이 많다.

 

내 걱정마시고 엄니 앞가림이나 잘 하시면 좋겠다.

 

정신줄 단단히 챙겨야 되는디.

 

                                                                  이득신(겨레강좌 준비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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