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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어린왕자 목동시절, 물웅덩이 옆 풀밭에서 소꼴을 뜯다가 새끼 꽝철이를 만났다. 씨가 뱀인지라 두 개의 검은 혀를 날름거리며 말을 걸었다. "너는 누구냐?" "나는 이곳 출신 권응수 장군 후손이다." "장군 후손이면 다냐? 나는 인민을 다스리는 꽝철이 아들이다." "인민을 다스린다고? 인민을 못살게구는 느거 애비의 목을 베겠다." 목동이 시퍼렇게 벼린 조선 쇠낫의 날을 번득였다. "우리 아부지는 여기 없다. 용이 되기 위해 용산에 오르셨다. 너희 배후를 좀 알아서 아부지한테 알리겠다. 니 배후가 누구냐?" "나의 배후는 니 아부지같은 토착왜구의 대부 이토오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이다." "니 어린 것이 이토오와 안중근을 우예 아느냐?" "알다마다, 며칠전 저 아래 동네 장터 가설극장에서 20원씩 주고 전교생이 안중근 영화를 봤다." 새끼 꽝철이는 또아리를 풀더니 슬그머니 도망쳐 버렸다.
어린 나를 소년 민족주의자가 되게 해주신 안중근 장군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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