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들
김상훈
난생처음 받은 제 땅에
떨리는 손으로 표말을 깊이 박고
어머니와 함께 보리씨를 뿌리던
사래긴 밭이랑을 꿈에도 못 잊는
손마디 굵고 살결 검실검실한
흙내음새 풍기는 그런 사람들이다
감독놈도 피눈물도 이제사 옛일
우리끼리 제손으로 기계를 돌려
고마운 내 나라를 비단으로 감싸자고
새별같은 맑은 눈이 뜨겁게 속삭이던
말없이 미더운 그런 처녀들이다
푸른 달빛이 전호에 차면
가슴속깊이 고향을 부르며
은하가 기울도록 잠들지 못하는
눈매 순진한 그런 사람들이다
련발포탄이 산허리를 태우는
적의 진지에 뛰여들어
모진 원쑤놈의 더러운 숨통에
어김없이 날창을 박고 돌아오는
이 용사중의 용사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장수가 아니다
땅을 주름잡는 도사가 아니다
우리의 소중한 조국땅에
누구보다 많이 땀을 흘린 사람들이다
누구보다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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