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
나의 어머니는 바쁘답니다
전옥진(북녘 시인)
저녁이면 즐거움이 가득찬 우리 마을입니다
칼도마소리 은은한 불밝은 창가들
놀음에 정신팔린 아이들을 부르는
어머니들의 정찬 목소리
생활의 아름다운 음향으로 울리는 우리 마을입니다
허나 음식내 향긋한 앞치마를 두르고
이 딸을 맞이하는 어머니의 모습
오늘도 기대할수 없는 우리 집
나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원입니다
아마도 어머니는
이 저녁도 불밝은 교실에서
그 어느 학생의 학습지도로 이 딸을 잠시 잊었을겁니다
엄마를 기다리는 우리집을 잊었을겁니다
정녕 어머니는 그렇게 바빴습니다
학생들에게 기울이는 그 정과 사랑
이 딸에게 기울여야 할 그것을
어머니의 권리보다
교육자의 의무를 더 귀중히 지켜가기에
이 저녁도 바칩니다
때로는 나의 철없는 투정도
다 들어주며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바빠야 한다고
나라의 미래를 책임진
다름아닌 어머니는 교원이 아닌가고
그렇게
삶의 보람을 더 깊이 새겨안은 어머니
저녁이면 그 모습 보이지 않아도
긍지와 자랑 한껏 넘치는 우리 집입니다
진정
끝없는 헌신으로, 아낌없는 사랑으로
나라의 소중한 미래를
거목으로 자래우는
나의 어머니는 언제나 바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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