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
렴 형 미(북녘 시인)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초소로 보내온 기쁜 편지!
새 집에서 찍어보낸 두툼한 사진
이 아들은 꿈같이 받았습니다
이게 정말 우리 집이 맞습니까
산간지대 농민들이 받아안은 새 집
집짐승우리에 창고까지 달리고
자식방 부부방도 있다는
이 호화별장같은 다락식살림집이
정말로 우리 집이란 말입니까
이 아들이 정녕 믿지를 못할가봐
어머닌 뜨락의 대추나무곁에서
일부러 사진을 찍으셨다지요
동네애들 열매에 눈독을 들일 때면
기와장 밟을가 더 걱정이던 어머니
비새는 집에 어머니 남겨두고
내 초소로 떠나던 그날
동구길에서 몇번이고 뒤돌아본 우리 집은
무성한 호박덩굴에 가리워
더더욱 키낮아보이던 집이였으니
아, 전호가에 바람불고 비가 올 때면
더더욱 걱정많던 이 아들의 마음
분대장도 전우들도 몰랐답니다
외진 두메산촌 우리집 이야기
한번도 입밖에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자랑합니다
어머니 집앞에서 찍으신 사진
한장한장 돌려보는 전우들에게
희한한 이 부엌에 들어설 색시감이
누구일고 은근히 부러워했다는
동네사람들 이야기도 즐겁게 읽으며
이 아들은 왜 자꾸 눈물만 납니까
이제는 창밖에 비내리고 우뢰쳐도
어머니 시름없이 단잠에 드시려니
구름걷힌 하늘인양 내 마음 거뿐해도
총대는 왜 이리 무거워만집니까
낳아키운 이 자식도 어머니머리우에
비새는 지붕 바꾸어드리지 못했건만
천지풍파 막아줄 행복의 추녀를 얹어주고
천만돌기 사랑으로 새 집을 지어준 그 품
고마워 고마워 샘솟는 눈물뿐
부모처자있는 곳이 집이라지만
생활의 보금자리 집이라지만
지켜주는 품이 없이 어찌 우리 집이 있으랴
광풍이 몰아치는 세상천지에서
뿌리뽑힌 나무의 새둥지마냥
우리 집도 한순간에 부셔저버리려니
아, 조국은 나의 집!
목숨보다 귀중한 집 조국이라고
총대가 이 심장에 새겨줍니다
조국보위성전에서 이 한몸 아낀다면
군복입고 떠나온 고향집은 있어도
다시 돌아갈 나의 집은 없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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