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생의 흔적
전 평 아
오늘은 어머니생일
나는 얼굴에 웃음함뿍 머금고
왕진갔다 새벽에야 돌아온 어머니
깨울세라 조용조용
부엌에서 지지고 볶고
그런데 따르릉 따르릉
전화종소리…
어마나
내 미처 그 생각을…
생일에 어쩌다
집에 계시는 어머니에게
내 손으로 생일상 차려주는 기쁨에
밤에도 새벽에도
때없이 울리는 전화종소리
미처 그 생각을 못했구나
어머니 깰세라
가만히 방으로 들어가는데
벌써 전화를 받고
어머닌 머리를 비다듬고
또다시 왕진가방 어깨에 메겠지
이 딸의 작은 성의마저
이루지 못하는 안타까움
야속하구나 전화종소리
어머니 쉬지 못하는것이
마치 내 잘못이기라도 한듯
서둘러 어머니앞을 막아서며
꼭 가야 하나
어머니 오늘만은 제발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이 딸의 물묻은 손 말없이 잡아주고
웃으며 문밖을 나서시는 어머니
아, 어머니 그 걸음 축복하는가
하늘에선 하얀 눈 내려
숫눈길우에 점점이 찍혀지는
어머니자욱 마치도 생의 흔적인듯
바라보는 이 마음에
내 걸어갈 삶의 자욱을 새긴다
(염주군 남시기술고급중학교 학생)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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