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네거리에 부치여
김 영 애
서울 광화문네거리 겨레의 눈물이 흐르던 거리
아직도 너의 거리에선 들려오는듯 싶구나 주권국가의 왕궁의 대문이였던 광화문을 백주에 총칼로 열고 달려들어 왜놈들 치욕의 망국문서를 받아내던 그날 하얗게 떨쳐나와 백의동포 터뜨리던 《시일야방성대곡》의 메아리
그날에 흐른 겨레의 피눈물 한세기 이 강토를 적셨구나 치욕의 식민지력사 백여년을 흘러왔구나
왕궁의 울타리를 헐고 들어앉은 왜놈의 총독부에 짓눌려 몇십년 이어 독사처럼 틀고앉은 미국대사관 그 몸뚱아리에 휘감겨 반세기
성조기 내걸린 거리로 대낮에 식민지의 녀인들을 꿰차고 가는 양키병졸의 군화발아래 너의 땅은 피울음 운다
오늘도 뻐젓이 식민지통치시대의 유적을 찾는 일본관광객들의 게다짝밑에 너는 몸부림친다
허나 3년전 11월 초겨울의 맵짠 바람을 맞받아 몇점의 초불 이곳에 모여든 그날부터 너는 더는 눈물의 거리만이 아니였다
피여나는 꽃망울같은 두 소녀를 장갑차로 깔아죽인 침략군놈을 무죄라고 판결한 그날 더는 참을길 없는 민족의 치욕 터져오르는 분노를 초불로 추켜들고 남녘인민은 네앞에 모여들었구나
이제 침략자들의 총칼앞에 더는 울고만 있지 않을 남녘인민 대대로 노예의 설음 강요하는 침략자들앞에 눈물대신 불을 추켜들었구나
광화문네거리여 너의 초불 더 높이 들라 너의 가슴에 젖어있는 피눈물 가시고 반미투쟁의 활화산으로 터져오르라
남녘의 방방곡곡에 틀고앉은 침략의 무리와 핵무기들 태워버리며 온 남녘을 반미의 성전에 일떠세우라
하여 겨레가 너의 이름 침략자들을 태워버린 초불투쟁의 고향으로 민족의 력사에 새겨넣게 하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여 오늘은 불이 흐르는 거리여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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