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기다리는 마음앞에
밤늦은 퇴근길
문 열고 들어서니
저녁상 챙겨놓은 그 아래목에
그린듯 잠들고있구나
나의 안해여
텔레비죤 마지막순서
끝까지 지켜보며 기다렸으리
전자벽시계의 그침없는 초침소리조차
나의 먼 발자국소리 아닌가
귀여겨 듣다가 풋잠에 들었으리
아들딸 시집장가 다 보내고
이제는 머리에 흰서리 얹은 사람
그대가 기다려주기에
언제나 한 일 없이 들어설수 없는 내 집문턱
오늘도 달포째 심혈을 쏟은 전력설비
시운전에 성공한 기쁨안고 넘어섰다
어서 풋잠을 털고 반기여다오
언제나 나에게 힘이 되는 사람아
때없이 나의 일터를 찾아
지성어린 지원물자 안고오던 그 마음앞에
함께 나사틀개 조이던 그 숨결앞에
또 하나의 기쁨을 안고왔다
명절날 휴식날 작업반동무들이 찾아오면
서둘러 펴놓던 그 음식상
챙겨올리던 가지수보다 더 푸짐해 좋던
그대의 밝은 웃음앞에
또다시 세대주의 보답을 안고왔다
오늘도 이 집을 돌보면서
마음은 나의 일터에 함께 있은 그대
나는 다 헤아렸노라
시운전의 눈금을 함께 지켜보는
그대 정겨운 눈길도
성공의 기쁨을 함께 웃으며
주름살 활짝 펴던 그대 얼굴도
아, 말없이 나에게 주는
그 사랑으로
애국도 하고 혁명도 하는
그대는 나의 영원한 길동무
조립공 내 한생의 부끄럼없는 길은
내 마음과 그대 마음에 함께 다져졌구나
안해여
언제나 이렇게 기다려다오
기다리는 그대의 마음앞에
결코 한 일 없이 들어서지 않으리
조국앞에 바치는 나의 그 사랑을
자기의 사랑처럼 맞아주는 사람아!
룡성기계련합기업소 로동자 류 영 국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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