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부르는 신념의 노래
북으로 송환된 비전향장기수들이 부르는 노래(3)
한점 부끄럼없이
한 장 호
당창건기념일에 입고 나설 새옷
벌써부터 어서 입어보라 정말 극성이라오
거울앞에 나를 내세우더니
안해는 옷매무시 깐깐히 살펴주고
자식들 넥타이 반듯이 잡아주오
옷이 날개라 백살 넘긴 이 몸도
홍안의 옛 시절로 돌아온듯
거울속에 비껴있는 나의 모습
정말 피절은 수의를 걸치고
고통속에 숨져가던 내가 옳긴 옳단 말이요?
조국에서 10월은 경축의 명절이여도
지옥에서의 10월은 치렬한 결전의 날
당원의 가슴에서 당을 지워버리려
이날이면 더욱 기승부리던 교형리들
그날엔 더 많은 피 흘려야 했으니
어찌 산 사람이라 할수 있었겠소
전향의 그 악착한 뭇매에
처참하게 짓이겨지던 나는 숨쉬는 화석
한겹 엷은 수의마저 다 찢기고 터져
이 작은 체구마저 감싸줄수 없었다오
나라없던 그 시절 넝마가 부끄러워
어머니 등뒤에 몸가리우던 소년
어제날의 소년은 나섰소
다 해지고 피가 게발린 수의를 걸쳤어도
원쑤들앞에는 당당하게
어머니 우리 당앞에는 부끄럼없이
수의는 피에 물들수는 있었어도
배신의 검정물로 물들일수 없은
당원의 이 신념
살점과 함께 수의는 찢겨졌어도
한번도 찢기지 않았소 당원의 신념만은
수십년세월 철창속의 나의 모습과
하늘땅차이로 달라진 오늘의 내 모습
허나 순간일망정 그때를 잊고 산다면
아무리 좋은 옷 차려입고 나서도
내 인생 넝마같은 생으로 부끄러울거요
당을 지켜 강쇠같던 이 마음
변색이 없으라고 녹물이 들지 말라고
어제날의 나의 모습은 말해준다오
아, 당을 받들어 한본새로 살라
한점 부끄럼없이 떳떳하게
(2023.10.10. 《우리민족끼리》에서)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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