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시와 차별 속에서
류계선(재일조선인 시인)
눈물이 떨어졌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분통이 터졌다 조선유치반에는 마스크를 배포 안한다?! 오랫동안 감행해온 멸시와 차별에 해방직후 환호성 속에서 세워진 학교 1세분들의 피눈물 깃든 애국의 요람
어느새 75년의 세월은 흘러 흘러 산수를 맞이한 할머니 내가 소학교 3학년 문화제 날에 수백 명의 경찰이 학교를 습격했지 구둣발로 교실을 마구 짓밟았지 선생님을 잡아갔지 오빠들을 끌고갔지
그때로부터 내내 조선학교를 없애치우자고 탄압을 가했지 악랄하게 달려들었지 학교 폐쇄령도 몇 번 몇 십번 내렸나 고급부 무상화도 제외했지 유치원 원아들까지 인정안하지
투쟁없이 얻은 권리란 하나도 없지 학교의 연혁은 항쟁의 력사 우리 아들딸 손자손녀들도 비인도적 치졸한 만행 속에서도 다들 떳떳한 조선 사람으로 다컸지 조선의 자랑 가슴 가득 안고서 훌륭히 자랐지
우리 말로 깍듯이 인사하는 귀염둥이 우리 말로 목청껏 노래하며 춤추는 꼬마동이 꽃송이 꽃망울 부정한다니 그 어떤 차별정책도 아름답게 피는 꽃 꺽지 못하리 존엄높은 해외공민 해치지 못하리
가슴속에 꽃피는 민족의 말과 글 가슴속에 스며든 민족의 넋과 긍지 그 아무도 해치지 못하리 아이들을 지키리 조선의 귀한 보배를 온갖 민족적 차별정책 물리치리라 기쁨과 희망찬 미래 안겨주리라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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