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시라
김철
용서하시라 어머니시여
무명천으로 통바지 해주었다고
투정질하며 어머니의 속을 태우던
이 아들을 용서하시라
용서하시라 선생님이시여
화학숙제도 제대로 안해오고
대수공식도 외우지 않아
선생님을 애먹이던 이 제자를
선생님이시여 용서하시라
그러나 용서치 마시라 조국이여
진격의 길에서 내 주저하며
순간이나마 생명의 귀중함을 생각한다면
하여 나의 가슴을 겨눈 적의 탄알이
전우의 가슴을 뚫게 된다면
절대로 용서치 마시라
허나 나는 그대의 아들
내 혈전장에서 용맹하려니
잊지 마시라
내 최후의 돌격전에서 기발들고 나가다
쓰러져
영영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해도
조국이여
부디 나를 잊지 마시라
그리고 용서하시라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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