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싸운다
조기천
1
세계의 정직한 사람들이여!
지도를 펼치라
싸우는 조선을 찾으라
그대들의 뜨거운 마음이 달려오는 이 땅에서
도시와 마을을 찾지 말라
방금 섰던 3층벽돌집은
아스팔트길에 거꾸러지고
반나마 타버린 가로수들은
허리 부러져 길바닥에 딩구노니
과수원도 뿌리채 간데없고
박우물바위도 부서지고
무서운 악몽에서 허덕이듯
고향거리도 찾을길 없으니
이 땅에서 도시와 마을은 찾지 말라
북남 3천리에 재더미만 남았다
태양도 검은 연기속에서
피같이 타고있는 조선!
폭격에 참새들마저 없어진 조선!
2
하지만 사람들은 살아왔다
불속에서도 연기속에서도
인민은 살며 싸운다!
캄캄한 밤길!
시한탄에 밤이 튀는 신작로
죽음이 목숨을 틀어잡은 여기서
무슨 그림자이냐 말소리냐
《치기영-어기영-치기영》
복구대는 일한다
시한탄을 끌어내친다
그러면 어둠속에서 호각소리 울리고
서리어린 화물차는 박는듯이 멎고
젊은 운전사의 목소리는
《길이 어떻소?》
그러면 어둠속에서 반기는
《길이 좋아요!》
처녀의 맑은 목소리를 뒤이어
다시 호각소리 출발을 울리는
천리길 그 많은 굽이굽이에서
밤마다 밤마다 죽음을 이기는
조선의 싸우는 후방!
3
만일 하늘에 하느님이 있어
낮과 밤을 내였다면
조선사람을 보고 놀라리라
밤을 모르는 인민을!
컴컴한 거리를 깨뜨리며
검은 번개모양 자동차가 날아지난다
다정한 방울소리 흘리며
달구지도 쉴새없이 밤을 지난다
그 사이로 들려오는 발자국소리는
땅에서라도 불꽃을 일으킬듯
걸음을 재촉하는 행군인가
복구대인가 로력대인가
전동기소리 기대소리 마치소리
어둠을 뚫고 새벽에 뻗치여
낮과 밤을 이어대는
싸우는 조선의 밤 모르는 후방-
4
동틀무렵 그는 홀로 남았다
눈내리는 고지에
전우들도 죽고 련락도 끊어지고
산밑에 아우성치는 원쑤들에게
《개놈들아 올라오라! 나 혼자뿐이다!》
어찌 인민군전사의 손에서
수류탄이 목표를 모르랴
하늘도 터지고 고지도 떠나는듯
적은 세번이나 물러섰다
분대에서 고지를 탈환했을제
주위엔 적의 시체 너저분한데
쓰러진 전사의 낯에선
아직도 눈송이들이 녹았다
정성껏 삼가 내려지는
조국의 고운 눈송이들은…
조선은 산이 많은 나라
아, 그 많은 령마루 그 많은 바위에서
이 나라의 이름없는 영웅들은
조국의 행복을 부르짖으며
《김일성장군 만세!》를 웨치며
피흘리면서도 죽으면서도
마지막탄환으로 원쑤를 찾았다
5
싸우는 조선의 전방아!
휘발유에 돌까지 타는 산에서
어떻게 원쑤를 물리쳤느냐
폭격에 밑바닥까지 뒤집히는 강하는
어떻게 넘었느냐
불붙는 거리와 마을들은
폭격에 컴컴한 진지는
어떻게 지키느냐
누가 수류탄이 되여
적의 땅크밑에 뛰여들었던가!
누가 항일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
가슴으로 불뿜는 화구를 막았던가!
철화속에서 포연속에서
겨레의 죽음을 넘어
무한한 시련과 고통을 박차며
눈물도 잊어버리고
끝없는 증오에 불타는 눈이
어찌 눈물을 알것인가!
모든것을
생명도 사랑도 청춘도
조국에 바치여
인민은 싸운다!
6
세계의 소박한 사람들이여!
싸우는 조선의 말을 들으라
엄마잃은 이 나라 애가
길가에서 울며가던 그 아기도
피 줄기는 미제침략자들의 과녁으로
백여발의 총알을 맞았다
지금 당신이 안은 아기와 동갑이라고
언젠가 어머니는 그리도 기뻤더란다!
악형에 상처받은 가슴을 붙안고
온갖 릉욕을 피타는 증오로 불사르고
벗은 몸으로 사형장에 나가는
불덩이같이 나가는 조선의 녀인
지금 당신을 길이 믿어 쳐다보는
하늘색 눈동자의 련인은 아닌가?
우리의 머리우에 떨어지는 폭탄은
당신들의 머리를 겨누거니
사람의 눈을 찌르며 손톱을 뽑으며
미칠듯 웃어대는 야수들은
사람의 가슴에 창끝으로
원자탄을 그리는 야수들은
당신들에게 달려가려 날뛰거니
7
불타는 조선
싸우는 조선의 이름으로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들의 이름으로
세계에 부르짖는다
지구의 인민들을 딸라에 교살하려는
야수들을 막아 일어서라!
투쟁의 대렬을 강철같이 떨치라!
수백만 인민의 성스런 죽음으로써
그들이 흘린 붉은 피로써
세계의 반제전선에
조선은 들어선다!
꽃피는 자유의 땅
행복의 땅을 위하여
3천만의 봄을 위하여
조선은 싸운다
(1951) <저작권자 ⓒ 프레스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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