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음에 안 들면 제재로 보복한다.

미국, 아프간 미군 전쟁범죄 조사하는 국제형사재판소 검사 제재

프레스아리랑 | 입력 : 2020/09/04 [11:35]

▲ 2일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국제형사재판소 참모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는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미국이 세계정의를 위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파투 벤수다 검사와 파키소 모초초코 사법권 보상·협력위원장 등에 대해 미국내 보유자산·미국법의 적용을 받는 자산에 대한 동결과 함께 여행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제재대상에 올렸다. 

 

2일의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국제형사재판소가 미국인을 자신의 사법권관할 아래에 두려는 불법적 시도를 하고 있다”며 벤수다 검사와 모초초코 위원장을 돕거나 ‘물적 지원’을 제공한 개인과 단체도 미국의 제재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고, 국제형사재판소의 미군전범 조사에 관여하는 이들과 이스라엘에 대한 조치를 취하려는 사람들 역시 미국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위협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어 "우리는 미국인들을 관할구역으로 끌어들이려는 불법적인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한 번도 당사자가 된 적이 없는 법정은 "완전히 부서지고 부패한 제도"라고 싸잡아 폄하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 3월, 기존의 결정을 뒤집고 아프간 주둔 미군과 아프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아프간 정부군의 전쟁범죄 의혹에 대한 조사를 허가했다. 이에 따라 벤수다 검사장은 3월부터 아프간에서 벌어진 미군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등의 성폭행과 고문 등 전쟁범죄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달 18일, 미국인을 상대로 한 전쟁범죄 의혹을 계속 수사했다는 이유로 국제형사재판소 소장과 측근 중 한 명에게 비자취소, 거부 명령, 출국금지 조치 등 제재를 내린 바 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는 사법부와 검찰의 독립성과 국제사회에서 우려되는 중대한 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중대한 노력을 방해하는 또 다른 시도"라며 "국제 사법기관과 그 공무원을 향한 이러한 강압적인 행위는 전례가 없고 심각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 대한 공격은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정의의 공격을 의미하며 국제형사재판소는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마지막 정의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형사재판소 법원과 이사회 의장 역시 이번 미국의 조치에 대해 “법치와 국제 시스템에 대한 공격”이라며 법원과 유엔, 인권옹호자들과 함께 즉각적인 비난을 보냈다.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의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 “전례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전범 처벌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집단적 잔학행위에 대한 우리의 공동의 노력을 약화시키는 역할만 할 뿐"이라며 “곧 총회가 소집돼 회원들의 '법원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폼페오 장관의 발언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검사가 국제형사재판소 사업과 관련해 유엔본부에 올 수 있도록 한 유엔과의 합의를 미국이 준수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도 미국의 제재를 비난했다. 미국 국제앰네스티의 대니얼 발슨은 "오늘 발표는 ‘괴롭힘과 협박’ 등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잘 하는 일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국제형사재판소뿐만 아니라 전 세계 법정에서 정의를 위해 일하는 시민사회 행위자들에게도 불이익을 준다"고 말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리처드 디커 국제법무부장은 “제재란 권리남용자와 도벽꾼들을 처벌하고 국제범죄를 기소하는 임무를 맡은 사람들을 박해하기 위해 고안된 것인데, 미국은 이런 목적의 제재를 놀랍게 왜곡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특정 전범 피해자는 물론 국제형사재판소를 찾아 어디에서나 잔악한 피해자들을 위해 이런 제재를 비틀어 정의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유럽 역시 미국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3일 성명에서 “국제형사재판소의 수사와 사법 절차를 방해하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고 전례 없는 조치”라며 “국제형사재판소는 외부 개입의 염려 없이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의 제재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 역시 이는 “재판소와 로마 협약 서명국들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자 다자주의와 사법 독립성에 대한 도전”이라고 미국의 결정을 비난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1998년 7월 17일에 국제연합 전권외교사절회의에서 채택된 국제형사재판소 로마규정(로마규정 또는 ICC규정)에 따라 2003년 3월 1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되었다. 이곳에서는 대량 학살이나 전쟁 범죄 등 개별 국가가 기소할 수 없거나 기소하지 않은 사건을 조사하고 재판하는 역할을 한다. 적절한 사법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 전쟁범죄와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가해자의 책임을 묻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123개국이 국제형사재판소 조약을 비준했지만 미국과 중국은 종종 참여하지 않고 러시아는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

 

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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